[OSEN=표재민 기자] 왜 이제야 다시 나왔나 싶다. god 멤버 박준형이 그야말로 미치도록 웃겼다. 2005년 ‘놀러와’ 이후 9년 만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무한도전’에 상륙한 듯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웃음은 한가득했다. 그는 ‘무한도전’을 ‘목표달성 토요일’이라고 부르며 과거에서 멈춘 듯한 행보로 시작한 후 말솜씨, 몸짓 하나하나 시청자들에게 웃음 폭탄을 안겼다.
박준형은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열대야 특집으로 지인을 초대한 가운데 게스트로 함께 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녹화장에 들어가는 문을 찾지 못하는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이더니, 제작진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이것 편집되는 것 아니냐. 나 다 안다”라고 해맑게 웃었다.
물론 요즘 리얼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이마저도 방송에 나가기에 예능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그의 행동은 이색적이어서 웃겼다. 조명 트럭에 적혀 있는 ‘강타’를 보며 가수 강타를 떠올리고, 9년 만에 연예인을 본다며 신기해하며 마치 과거에서 온 듯한 모습을 풍겼다. 리듬감 넘치는 걸음걸이로 녹화장에 다다랐을 때 다른 스타들이 반색한만큼 시청자도 반가웠다.
이후 ‘무한도전’을 14년 전 방송됐던 프로그램인 ‘목표달성 토요일’이라고 부르고, 특유의 귀여운 가득한 한국말로 다른 스타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흥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교포 출신답게 언제나 몸짓과 표정이 다양했던 그는 방송 생활을 중단한지 10년여가 됐지만 여전히 활기가 넘쳤다.
god의 히트곡에 열성적으로 춤을 추고, 아이돌가수들의 신곡을 맞추는 게임에서 멋대로 가사를 변경하며 엉뚱한 매력을 뽐냈다. 생각해보면 박준형은 10년 전에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이다. 당시에도 매력을 풍기는데 있어서 각이 잡혀 있는 다른 아이돌가수와 달리 박준형은 자유분방했고 이는 친근하게 다가왔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까마득하게도 오랜 만에 그를 예능프로그램에서 본 까닭에 생경함에서 오는 웃음 강도가 커졌다는 것.
순박하고 꾸밈 없는 성격에서 나오는 해맑은 말솜씨, 예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는 그의 전성기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때문에 ‘쭌이형’ 박준형의 9년 만의 예능 귀환은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하는 동시에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같은 팀 멤버인 데니안과 손호영이 걱정할 정도로 요즘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그이지만 ‘육아일기’에서 재민이를 키우면서 보여준 든든한 맏형이자 친근한 박준형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무한도전’이 오랫동안 본 추억의 게임들을 펼쳐놓을 때 신난 표정을 짓는 그가 안방극장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 그런 박준형의 있는 그대로의 매력을 끄집어내며 옛날 사람이라는 뜻에서 ‘냉동 연예인’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제작진의 웃음 감각도 돋보였다. 덕분에 마치 열대야에 해동한 듯 웃음 기폭장치를 마음껏 터뜨린 박준형을 앞으로도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만나길 바라는 이들도 많아졌다.
한편 이날 ‘무한도전’은 열대야 특집으로 god 박준형·데니안·손호영, 김제동, 류승수, 홍진영, 이국주, 김원준, 남창희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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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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