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분야 협상따라 더 나은 일자리 생길 수도" 한국내 58만中동포들 기대감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동포 박모(55)씨는 10년 전쯤 한국에 왔다. 중국에선 중의사로 일했지만 한국에 와선 일용직 노동자로 전국의 건설 현장을 전전해야 했다. 그는 "예전에는 중국 국영 병원에서 일하는 것보다 한국에 오는 것이 더 많은 수입을 올릴 길이었다"면서도 "대학에서 6년 동안 배운 지식을 한국에선 하나도 써먹을 수 없으니 아쉬웠다"고 했다. 하지만 박씨에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지난 10일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다. 박씨는 "2년 뒤에 예정된 서비스 분야 협상도 잘 진행된다면 의사·중의사 출신 동포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내 중국 동포 58만여명이 한·중 FTA 타결 소식에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중국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구로·영등포 지역 경찰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대학 교육까지 받고 괜찮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한국에 오면 식당이나 공사 현장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FTA가 타결되면 좀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년 후 서비스 분야 협상 결과에 따라 의료·교육 분야에서도 중국 동포들이 활약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현재 한국에서 중국 동포 자녀를 위한 학원을 운영하는 문민(43)씨는 "교육 서비스 분야 개방 협상도 잘 진행돼 중국에서 교사로 일하던 사람들이 한국에서도 학교에서 일하거나 중국으로 교육 콘텐츠를 수출하는 일에 종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 있는 중국 동포 사이에서도 'FTA 타결로 중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더 필요해질 텐데 한국에 가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자'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동포들은 "한국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사람에게는 없는 우리만의 강점이 있다"며 "FTA를 통해 관세가 인하·철폐되고 양국 간 투자가 늘면 중국 동포들이 능력을 발휘할 일자리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51) 목사는 "중국 동포들 사이에는 '(FTA가 타결된 이후가) 한국 제품을 중국 시장에 팔 최적기'라는 말이 오간다"고 전했다. 중국 동포 최선옥(49)씨도 한국 화장품 등을 수출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최씨는 "중국에서 한국의 옷, 음식, 전자제품 등은 무척 인기가 있다"며 "한·중 FTA가 타결된 만큼 무역 분야에서도 중국 동포들에게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양국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한국이 좀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중국 동포들이 한·중 FTA 타결을 환영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국동포산업재해인협회 총무국장을 맡고 있는 남명자(57)씨는 "FTA까지 체결되면서 이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하는 동포들은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출처: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