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층상조립(molecular layer-by-layer)기술을 이용한 분리막 제조 방식© News1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나노기술을 이용해 바닷물을 먹을 수 있는 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전세계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이정현 고려대 교수 연구팀은 바닷물을 염분이 없는 물(담수)로 바꾸는 분리막의 구조 및 성능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일은 해수에 삼투압 이상의 압력을 가해 해수 속 염분이 분리막에 의해 걸러지는 '역삼투' 분리막 제조기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분리막의 물리적, 화학적 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워 분리막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분리막의 구조를 원하는 대로 바꿔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아이들이 블록을 쌓아 구조물을 만들 듯 분자들을 교차로 쌓아올려 여러 층의 얇은 막을 만들어 내는 나노기술(분자층상조립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을 원하는 대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특히 기존 분리막 제조기술들에 비해 염분 제거율은 동일하면서도 물 투과율을 80% 이상 향상시켰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밝혀내지 못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 사이의 관계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분리막의 두께와 화학구조를 변화시킨 뒤 분리막의 성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최적의 분리막 성능을 낼 수 있는 화학구조를 규명했다.

이정현 교수는 "이 기술은 분리막의 구조를 자유자재로 변형시켜 성능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기존의 선진 분리막 제조사가 보유한 기술과 차별화된 기술로써, 향후 해수담수화 및 수처리 분리막 시장에서 국내기술의 점유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 권위지인 ACS나노(Nano) 온라인판에 지난 5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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