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해외 수출 상품의 원산지 표기를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상표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어 약자인 ‘D.P.R.K’라는 표기를 고수해왔다. 남한과 북한의 원산지 구분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작년 8월 열린 제4차 나선국제상품전시회에서도 자동화 선반과 수산물, 화장품 등 전시물의 원산지를 ‘DPR OF KOREA'로 표기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당국은 수출 상품의 원산지를 'MADE IN KOREA'로 통일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당국이 올해 1월 8일 해외에 수출되는 경공업제품들의 원산지를 'MADE IN KOREA'라는 새로운 표기법을 적용하도록 지시했다”고 RFA에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라는 상표를 달면 다른 나라들에서 상품을 기피한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또한 북한이라는 영어표기 외에도 평양·남포 등 북한의 지명 역시 가급적 밝히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RFA는 북한이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경제적 측면에서 남한의 이름을 빌려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더욱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영어식 표기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소식통은 “외국에 내보내는 출판물이나 북한을 소개하는 정치·체육 행사들에서는 오히려 ‘DPR OF KOREA'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