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영 기자]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통쾌한 활극이라더니, 이렇게 무거울 줄이야. 극 중 등장하는 주인공 여자들은 하나같이 잔인한 폭력에 짓밟히고, 심지어 죽음으로 내몰리까지 한다. 밝고 가벼운 드라마인 줄 알았던 '앵그리맘'은 무겁고 무섭기까지한 드라마였다.
26일 방송된 MBC 수목극 '앵그리맘'에서는 강자(김희선)와 애연(오윤아)이 폭력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강자는 과거 동칠(김희원)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성폭행까지 당한다. 강자가 스스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친구 한공주(고수희)와 대화를 통해 자신의 딸 아란(김유정)이 그 폭력을 통해 잉태된 생명임을 암시했다.
이날 애연 역시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상복(박영규)은 자신을 대신해 편지를 읽던 애연에게 갑자기 포크를 던지며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 이에 애연은 포크에 맞아 피를 철철 흘렸다. 이후 상복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노래를 불렀고, 애연은 그 노래에 맞춰 피아노 반주를 했다. 반주를 하며 애연은 남몰래 눈물을 보였다. 이후 애연은 샤워 장면을 통해 온 몸에 멍투성인 몸을 공개하며 그동안 상복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에 시달려 왔음을 밝혔다.
이날 최고 피해자는 이경(윤예주). 정우(김태훈)와 원조교제를 했던 이경은 자살을 가장한 죽음을 맞았다. 정우는 이경과의 교제가 문제가 되자 해결 방법을 강구하고, 정우 아버지의 사주를 받은 동칠은 이경을 없애기로 한다. 이경은 조작된 유서를 남기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꾸며진다. 유서에는 학교 폭력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돼 있으며, 가해자는 동칠의 수하인 복동(지수)이 지목돼 있다. 하지만 부검 결과 이경은 임신 3개월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정우는 이로 인해 궁지에 몰렸다.
애초 아란의 학교 폭력으로 시작된 드라마는 점점 갈수록 무시무시한 폭력들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아란만이 피해자인 줄 알았던 시청자 앞에 강자도, 애연도, 이경도 피해자라고 말하며 줄줄이 사연을 드러내고 있다.
이 거대한 폭력 앞에 강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이날 강자는 "엄마가 힘이 없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기도하는 일과 가해자들을 용서하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눈물의 자퇴서를 쓰기도 했다.
갑자기 묵직한 사회 고발 드마라가 돼 버린 '앵그리맘'. 드라마 소개에 써 있는 글처럼 이 드라마가 '통쾌활극'으로 끝나길, 나쁜 사람들은 모두 처벌을 받고, 피해자들은 모두 행복하게 된다는 '권선징악'의 결말이 되길 기대한다. 너무 안일한 결말이긴 하지만, 드라마에서까지 어두운 현실을 보고 싶지는 않다. 이게 시청자 대부분의 바라는 결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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