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KBS 2TV가 금토 드라마로 기획 중인 ‘프로듀사’의 제작 소식에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사실상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1시대 편성이 정해진 가운데, 주말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되던 예능프로그램들이 거대한 ‘공룡 드라마’가 일으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이 기획한 첫 예능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재밌고 대중성이 강한 드라마를 만든 박지은 작가와 ‘개그콘서트’의 최전성기를 누린 서수민 PD가 손을 잡았다. 여기에 ‘흥행 메이커’ 김수현과 공효진, 믿고 보는 배우 차태현,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온라인이 들썩이고 있다.
드라마국이 제작하는 웬만한 평일 드라마보다 소위 말하는 ‘센’ 배우들이 출연하고, 앞으로 간혹 등장할 카메오 출연 배우들의 이름값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보고 싶은 배우들이 줄지어 나오고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쯤 되니 동시간대 경쟁을 앞두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1시대는 예능프로그램이 장악하고 있는 시간대. 보통 예능프로그램보다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경쟁자, 심지어 ‘체격이 다른’ 드라마의 등장이 반갑지만은 않을 터다.
금요일 오후 11시는 MBC ‘나 혼자 산다’를 필두로 JTBC ‘마녀사냥’,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방송되고 있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봄 개편의 일환으로 일요일 오후 9시대로 옮기는 가운데 이 자리는 설날 특집이었던 ‘불타는 청춘’이 꿰찰 예정이다. ‘불타는 청춘’은 미처 자리를 잡기도 전에 ‘프로듀사’를 맞닥뜨리게 됐다.
토요일 오후 11시대는 MBC ‘세바퀴’와 JTBC ‘나 홀로 연애중’이 방송 중이다. 토요일 오후 11시대 터주대감인 ‘세바퀴’와 재밌다는 호평 속에 방송 중인 ‘나 홀로 연애중’도 비상이 걸렸다. 물론 ‘프로듀사’와 예능프로그램 시청층이 달라 시청률 파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대다수의 방송 관계자들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관계자는 최근 OSEN에 "‘프로듀사’가 워낙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경쟁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타격을 입을까봐 걱정인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래도 제작진으로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프로그램의 관계자는 "예능이 어떻게 김수현과 박지은 작가를 이기겠느냐"라면서 "드라마가 끝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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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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