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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에서 맛본 먹거리의 변화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4.29일 12:28
ㅡ홍천룡이 보는 조선족 농업 농촌 농민

나는 이번까지 상해를 네번 갔다왔다. 1984년도에 처음으로 상해에 도착했을 때는 보슬비가 잔잔하게 내리는 새벽녘이였다. 황포강부두가를 나서니 골목량켠에 거무칙칙한 구식층집들이 숨막히게 늘어섰는데 아래층 대부분이 분식점이였다. 목천으로 된 허연 문발을 휙 걷어젖히고 들어서면 까마반드르르한 식탁과 걸상들이 쪼롱쪼롱 줄을 서서 손님들을 기다리고있었는데 주메뉴는 칼국수가 아니면 삭면이였다. 종지만한 사발에 한줌도 안되게 담긴 국수는 둬어번 저가락질해서 후루룩 다 넘길수 있을만치 가련했다. 다들 서너사발씩 재꼈지만 포식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맛도 없었다. 너무나 슴슴했다.

《이게 상해음식이 맞나!》

《상해》에 대한 우상이 와그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였다. 그 이튿날 남경로와 외탄(外滩)을 돌아보고 그럴듯한 식당을 찾아가 상해료리 몇접시를 청해서 연변배갈에다 안주해보았다. 손바닥만한 접시에 까풀치기로 살짝 얹어놓은 료리들은 역시 슴슴하고 맛이 없어서 식욕을 돋구지 못했다.

두번째로 상해에 갔을 때는 근 10년후인 90년대 초반이였다. 상해사범학원 졸업생인 로선배님을 모시고 갔기에 여러가지 기념활동에 참가할 기회도 가졌고 교수님들의 저택에 초청되여 접대받기도 했다. 연회의 고급료리도 검식해보았고 주민가정의 밥상에도 앉아보았다. 역시 슴슴하고 담담하고 량이 적은것이 그 특징이였다.

세번째로 상해에 간것은 역시 근 10년후인 새천년을 맞은 이듬해였다. 거리식당들의 외관이 많이 달라져있었고 우육면, 패스트푸드 등 스낵바가 흥기하고있었다. 과자, 사탕 등속도 다양하고 풍부해지고있었다.

이번에 네번째로10여년이 퍽 지난다음 가보니 음식거리의 풍경이 완전히 탈바꿈되고있었다. 자그마한 분식점들은 찾아보기도 힘들고 칼국수 한사발 먹자고 해도 환경이 우아하고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완벽하게 된 체인점같은데 들어가야 했다. 운남의 따이족들이 와서 꾸린다는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맛보았다. 생각밖에 입쌀과 찹쌀가루로 만든 떡종류가 많았는데 우리의 떡종류인 인절미나 송편, 가래떡, 경단, 증편과도 같은것들이 많았다. 다만 이름이 다르고 모양이 다를뿐 그 원재료, 가공과정이나 맛이 비슷할것 같았다. 몇개 맛을 보니 우리의 떡보다 순수함이 부족했고 쫀득쫀득한 질긴감도 못했지만 단맛이 강해서 식욕을 돋구고있었다. 그저 설탕같은 단맛이 아니고 고소함이 밑받침된 복합적인 감미로움이였다.

남경로 서쪽에 있는 대형슈퍼마켓내의 식품전문매장을 돌아보았다. 곡물로 만든 떡종류만 해도 수백가지 품종이 진렬되여있었다. 경단과도 같은 새알심 두개를 넣고 정교하게 포장한걸 인민페 십원을 주고 사먹어보았는데 달고 부드럽고 살살 녹아빠졌다. 연길에서는 튀긴 새알심을 한근에 8원씩 한다. 그리고 입쌀튀김으로 만든 과자(연변에서는 과줄이라고 함)의 종류가 특별히 많았고 예쁘게 모양을 내서 특색을 돋구었다. 그밖에도 분명 우리의 쉰떡이나 시루떡과 다름없는데 여러가지 모양새로 다양한 포장에 고급제품으로 업그레이드시켜 고수입을 창출하고있는 품종들이 많았다. 분명 거칠고 투박한 우리의 시골음식과 다를바 없는건데 정밀가공을 거치니 상해 신사숙녀들의 혀를 즐겁게 해주는 고급음식으로 부상되는것이였다.

돌아올 때 차안에서 먹으려고 연변에서 생산해낸 누룽지를 몇봉지 사려고 두루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누룽지를 달라고 하면 다 광동이나 락양에서 생산해낸 기름에 튀긴 누룽지들뿐이였다. 다행히 딸애가 인테넷을 통해 사가지고 차에 오를수가 있었다. 연길에 와서 서시장떡매장에 가보니 인자해보이는 녀인들이 찰떡을 큰 대야에 넘쳐나게 담아놓고 주먹떼만큼 뚝뚝 떼서 맛을 보라고 손님들을 부르고있었다. 우리의 전통음식이 전국시장으로 나갈수 있고 더 멀리 국제시장으로도 나갈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가? 그런 브랜드가 되자면 얼마만한 시간이 수요될가? 우리가 어떻게 발걸음을 떼야 할가? 우리의 주요산업인 벼재배에서 나오는 입쌀의 부가가치를 높이자면 우리 음식의 특점을 고려하지 않을수가 없지 않겠는가!

편집/기자: [ 리철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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