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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문학상]시의 녀신앞에 무릎 꿇고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6.12일 10:37
-두만강문학상 본상수상소감



두만강문학상 본상 수상자 김학송

시의 녀신앞에 무릎 꿇고

문학의 의미는 시간에 의해 소멸되지 않고 낡아지지도 않는 그 무엇인가를 더듬어내는데 있습니다. 깊숙한 곳에 몸을 웅크린 침묵의 언어를 찾아내는 작업은 작가와 시인들의 성스러운 사명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에 길라잡이가 되는 그 침묵의 구역은 표상적인 세상에 대한 경각심이 없이는 결코 만나기조차 어려운- 저 히말라야 계곡에 숨어있다고 하는-《베율》이라고 부르는 그 신비한 세계인지도 모릅니다.

인성의 본질속에는 언제나 침묵의 뿌리, 만년 가도 썩지 않는 한 민족의 령혼의 뿌리가 있습니다. 그 뿌리를 보듬는 보이지않는 손길이 바로 문학입니다. 물질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감성의 샘이 시나브로 말라가고있는 현실, 지금이야말로 시가 가장 필요한 시대가 아니겠습니까?

걸어온 길에 곡절이 많았고 비바람도 사나왔습니다. 이제 뭔가 좀 보이기 시작하니 해가 서산에 기웁니다

지금은 내 인생의 마가을, 석양이 진저리치는 언덕배기에 서서 마지막 금풍 한자락에 젖은 꿈을 말리며 웃어봅니다.

이번 수상을 시발점으로 삼아 시의 녀신앞에 겸허히 무릎 꿇고 시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며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두만가문학상 본상 수상자 변창렬

성스런 문학의 마루턱에 첫발 디디겠습니다

오늘 떨리는 마음으로 선 이 순간 힘들고 지쳤던 어제날이 생각납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찾아온것이 시입니다.

작업중 우두커니 서서 먼산만 쳐다보면서 시상에 빠져있을 때 피식 웃고마는것이 한두번 아니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자애로운 모습 고 문창남선생님― 시란 무엇이고 어떻게 쓰고 밥 떠먹이듯이 배워준 스승님, 먹고 살기 어려워 시를 버리고 연해지역을 떠돌아다니며 헤맬 때 진황도에서 우연히 만난 선생님은 두말없이 구두발로 나를 걷어차며 《시인 될놈이 시를 버려. 세상을 버려도 차마 시를 버려?!》낯을 붉히며 격해하신 선생님, 어머님 문병까지 오시고 결혼때 축사도 해주신 못잊을 선생님.

더디온 이 봄을 선생님께 드립니다.

저의 봄은 설익은 봄이라 더디온만큼 소중히 여기면서 즐겁게 만끽하겠습니다.

늦깎이 잡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챙겨주신 여러 선생님들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록음 짙은 6월길도 이 손만은 놓지 마시고 꼭 잡아주십시오.

잡초인만큼 잡초의 특유한 매력을 지키겠습니다.

초보자인 저의 필을 한번더 깍아주세요. 힘을 입고 동집게의 눈초리로 숨어있는 시의 매력을 찾겠습니다.

눈물고인 고마움과 허심한 큰절로 성스런 문학의 마루턱에 첫발 디디겠습니다.



두만강문학상 본상 수상자 주향숙

좀 더 고운 이름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무척 기쁜 마음으로 속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찬 상을 받아도 되는지 돌아보며 고맙기만 할뿐입니다.

글을 사랑하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글을 사랑하는 이름으로 불리워질수 있는 자신을 역시 사랑합니다. 가끔은 나의 이름자가 붙여진 글이 무척이나 부끄러워질 때 그리고 나자신이 미워지고 싫어질 때 새로운 이름으로 태여나고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더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기어이 이름때문만이 아님을 잘 알아서가 아닙니다. 바로 나의 이름으로 지금 이 자리에까지 올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해준 많은 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 그것이 너무 소중한 까닭입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래서 좀 더 고운 이름으로 다가가고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 시인의 시구절처럼 이름을 불러주어서 비로소 한송이 꽃이 되듯 나 역시 나의 이름을 불러준 이들에게 다가가 보다 따스하고 고운 한줄의 글이고싶습니다.

이번 수상작 《누군가에게 좀 더 가까운 이름으로》중의 구절처럼 나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중 더러에게는 기억되고싶지 않은 이름으로 버려지더라도 더러에게는 끝내 떠올려지지 않는 이름으로 잊혀져가더라도 더러에게는 좋은 이미지로 기억된 이름으로 남고싶습니다. 그래서 늘 인간의 빛과 향기를 가진 한줄의 글이 되고저 모지름합니다. 이제 좀 더 고운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다가갈수 있도록 내 맘을 다듬고 나의 이름으로 씌여지는 글 한줄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싱그러운 록음의 계절에 다가온 이 상을 나 역시 한잎의 록색으로 아름답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서 더 뜨거운 애정으로 글을 사랑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내 이름의 새로운 나로 거듭날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사진 유경봉기자

편집/기자: [ 최화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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