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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com] 첼시의 강한 투지, 메시도 막아냈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4.19일 07:09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첼시가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디디에 드로그바의 선제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말 그대로 투혼의 승리였다. 이 경기를 앞두고 대다수의 베팅 업체들은 바르사의 승리를 예상했다.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득점력이 경지에 달하면서 역대급 팀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바르사였다.

반면 첼시는 객관적인 전력은 물론 체력적인 면에서도 바르사에 비해 열세에 놓여있었다. 3개 대회를 병행하느라 체력이 고갈될 대로 고갈되어 있었고, 주축 선수들도 30대에 접어들어 경기 막판 실점률이 비약적으로 높았다. 실제 첼시는 3월부터 오늘까지 2달 반동안 무려 14경기를 치르며 나홀로 박싱 데이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첼시는 토트넘과의 FA컵 준결승전을 일요일 저녁 경기로 치러야 했다. 첼시는 잉글랜드 축구협회 측에 FA컵 준결승전을 점심으로 당겨달라고 요청했으나 중계권을 이유로 기각됐다. 결국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바르사보다 휴식일 면에서도 하루 부족해 여러모로 불리한 실정에 놓여있었다(바르사는 토요일 저녁, 레반테와 원정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시 노장 선수들은 투혼을 불태우며 바르사에게 항전했다. 2009년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패배를 설욕이라도 하려는 듯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뛰며 바르사를 괴롭혀 나갔다. 심지어 첼시 주장 존 테리마저도 경기가 끝난 후 영국 방송 'I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에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 경기가 시작하고 10~15분간은 공을 만져보지도 못한 것 같다. 바르사는 역시 훌륭한 팀이다. 첼시 선수들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라며 정신력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2009년 당시 TV 카메라를 향해 "Fxxking Disgrace(이건 수치야)"라고 외쳐 중징계를 받았던 드로그바는 최전방에서 왕성한 활동폭을 보이며 고군분투했고, 끝내 결승골과 함께 포효했다. 프랭크 램파드는 메시로부터 볼을 뺏은 후 감각적인 롱패스를 하미레스에게 연결해 드로그바의 골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페트르 체흐는 환상적인 선방쇼를 연신 펼치며 무실점에 크게 기여했고, 애슐리 콜과 존 테리는 육탄 방어를 서슴치 않으며 바르사의 공세를 봉쇄해 나갔다. 특히 바르사의 간접 프리킥 장면에서 카를레스 푸욜의 기습적인 백 헤딩 슈팅을 막아낸 건 오늘 체흐의 선방들 중에서도 단연 백미였다.

점유율에서 무려 2대8의 열세를 보였고, 슈팅 숫자에서도 4대24로 크게 뒤진 첼시였으나 단 하나의 유효 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는 집중력을 보이며 1-0 승리를 올렸다. 평소 조용하기로 소문난 첼시 팬들조차 바르사 선수들이 파울을 저지르거나 쓰러질 때면 거센 야유를 쏟아부으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반면 바르사 선수들은 마무리가 부족했다. 비록 두 번이나 골대를 맞는 불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오늘 바르사 선수들의 슈팅은 그리 정교하지 못했다. 심지어 프리킥 찬스에서도 부정확한 슈팅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무엇보다도 믿었던 메시가 해결해주지 못한 게 뼈아팠다. 그동안 첼시 상대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메시는 오늘도 또 다시 골 사냥에 실패하며 무득점 경기 수를 7으로 늘렸다. 심지어 중앙선 부근에서 램파드에게 공 소유권을 뺏기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수모를 맛보아야 했다.

물론 메시의 전반적인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첼시 선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메시는 여러 차례 감각적인 패스를 통해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득점 기회들을 창출해냈다. 하지만 세스크와 산체스 모두 결정력에서 상당한 문제를 노출하며 첼시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사실 오늘 경기 바르사 패인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건 바로 세스크와 산체스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들이 메시를 전혀 보조해주지 못했기에 시간이 갈수록 메시는 더욱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번 시즌 바르사의 최대 약점은 바로 득점에 있어서 만큼은 메시 의존도가 높다는 데에 있다. 다비드 비야가 장기 부상을 당한 후 바르사에서 메시 외에 확실하게 골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사라졌다. 심지어 지난 시즌까지 많은 골을 넣었던 페드로마저 이번 시즌 부진에 빠지면서 메시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바르사는 오는 여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공격수 보강이 필수로 보인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 첼시 대행 감독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겠다. 급작스럽게 첼시 지휘봉을 잡은 디 마테오는 기존 노장 선수들을 중용하며 흔들리던 팀을 추스리는 데 성공했다. 바르사 상대로는 과거 첼시가 즐겨 쓰던 롱볼 축구를 구사하며 전술적인 통일성을 보여주었다. 웨스트 브롬 감독 시절 디 마테오가 어설픈 공격 축구를 구사하다 많은 실점을 허용하며 조기 경질된 경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디 마테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로테이션을 돌리며 죽음의 일정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 시절 철저하게 외면을 받아야 했던 존 오비 미켈과 살로몬 칼루, 플로랑 말루다는 물론 심지어 파울루 페레이라조차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칼루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보아스 감독이 대놓고 칼루를 쓸 생각이 없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늘 바르사와의 경기에선 디 마테오 감독은 평소 즐겨 쓰던 4-2-3-1이 아닌 다니엘 스터리지 대신 하울 메이렐레스를 투입한 무리뉴 시절 첼시 전가의 보도인 4-3-3을 들고 나왔다(물론 실질적인 첼시의 전술은 최전방에 드로그바 한 명만 박아놓은 채 수비 라인과 미들 라인을 두텁게 세운 4-6-1에 가까웠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메이렐레스는 자주 수비에 가담하며 메시를 괴롭혔다. 바르사전 승리의 숨은 일꾼은 바로 메이렐레스였다. 측면에 배치된 하미레스는 단 한 번의 역습 찬스에서 수비수 3명 사이를 지나가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하며 드로그바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디 마테오 부임 후 첼시는 최근 8경기 무패 행진(6승 2무)을 비롯해 13경기에서 10승 2무 1패라는 환상적인 승률을 올리고 있다. 오늘 경기가 1-0으로 종료되자 스카이 박스에서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활짝 웃는 장면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어쩌면 디 마테오는 정식 감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첼시는 주말 아스날과 EPL 4위 진입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런던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곧바로 스페인으로 넘어가 바르사와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1-0 승리를 통해 첼시는 바르사와의 2차전에서도 선수비 후역습의 롱볼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놓았다. 과연 첼시 선수들이 투혼과 함께 불가능해 보였던 세 마리 토끼 사냥(EPL 4위 이내 진입, 챔피언스 리그 우승, FA컵 우승)에 성공할 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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