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모델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MS본사에서 '윈도 10' 을 선보이고 있다. MS는 모든 윈도7과 8.1 사용자에게 윈도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김명섭 기자) © News1
윈도10 PC신제품 판매점유율 한자리…액티브X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
(서울=뉴스1) 박현준 기자 =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는 '윈도10'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이 외면하면서 윈도10이 탑재한 노트북PC 신제품 판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레노버·에이서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지난달 29일 윈도10 출시에 맞춰 윈도10을 탑재한 노트북PC를 수십종 출시했지만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30일 전자제품 양판점 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윈도10이 탑재된 노트북PC를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윈도10이 탑재된 8종의 노트북PC를 비롯해 윈도10이 탑재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체 노트북PC의 판매량 중 윈도10 탑재 제품의 비중은 한자리수"라고 말했다.
조립PC 전문몰 어텐션을 운영 중인 소셜커머스 위메프에서도 윈도10 탑재 노트북PC에 대한 반응은 아직 잠잠하다. 위메프 측은 "윈도10을 탑재한 제품이 윈도8 등 이전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제품보다 가격이 5~10만원 높다"며 "결국 윈도8 제품을 구입해 업그레이드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윈도10을 탑재한 노트북PC 신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윈도10 사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공공·금융 기관 웹사이트들이 여전히 액티브X 기반으로 서비스를 하는 상황에서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는 윈도10을 이용했다가 PC가 먹통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윈도10에서는 웹브라우저 '엣지'를 기본 제공한다. '엣지'는 액티브X를 아예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액티브X' 기반의 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을 거쳐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금융거래를 할 수가 없다. '엣지' 대신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1를 사용해도 되지만 이 또한 바뀐 OS가 맞춘 새로운 액티브X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이용이 어려운 사이트들이 대다수다.
웹사이트를 웹표준(HTML5)으로 전환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국내 주요 공공·금융 사이트들은 아직 웹표준을 적용하지 못한 곳이 많다. 액티브X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예전부터 높았지만 비용 등의 원인으로 실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당장 기존의 인터넷 환경을 웹표준으로 한꺼번에 전환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주요 인증기관들은 고육지책으로 멀티 브라우저 기능을 갖춘 실행파일(exe)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 또한 PC에 설치하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사용자들의 요구와는 간극이 있다.
OS 중 국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윈도7으로도 큰 불편함이 없고 윈도10의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도 2016년 7월 28일까지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점도 윈도10 업그레이드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상반기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윈도7은 PC의 OS 중 59.16%의 점유율을 차지해 2위인 윈도8(15.97%)에 비해서도 압도적이다. KISA 관계자는 "아직 윈도10의 점유율이 수치로 집계되지는 않았다"며 "윈도10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제외한 많은 일반 소비자들은 아직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 채널들은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며 윈도10 탑재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오픈마켓 G마켓은 삼성전자 노트북PC 등 윈도10이 탑재된 제품을 최대 1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김충일 G마켓 가전팀장은 "G마켓은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관련 기획전을 확대하고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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