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이 북극의 항로와 에너지 자원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에 적극 나섰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쇄빙선 건조와 운영 기술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러시아 북부의 북극권 액화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을 확대했다고 연합뉴스가 미국의 소리(VOA) 방송 중문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통합조선공사 알렉세이 라흐마노프 사장은 최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폐막한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쇄빙선 건조 기술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 이에 대한 양국간 협력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중국은 또 최근 러시아 야말 액화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끝난 전승절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기간 러시아 측과 이 같은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북극 문제 전문가인 수비야닌은 중국-러시아가 쇄빙선 건조 협력을 추진하고 중국이 야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은 양국이 북극권에서의 합작을 계속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량이 세계 최대인 중국은 북극 항로를 개발해 이 화물량을 분산시키고 북극의 에너지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쇄빙선 건조 기술 도입 등 러시아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인 반면 러시아는 극동과 북극 개발을 위해 중국,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자본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이 북극과 남극 항로 개척에 투입하고 있는 쇄빙선 쉐룽호(雪龍號)는 지난 1993년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것이며, 중국은 아직 자체 쇄빙선 건조 기술이 없다.
반면 러시아는 이미 1959년 첫 핵추진 쇄빙선 레닌호를 건조한 이후 모두 9척의 핵추진 쇄빙선을 보유한 쇄빙선 건조 선진국이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운송 거리와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북극 항로를 선점하기 위해 이미 작년 러시아와의 협력에 나섰다.
동해로 직접 통하는 항만이 없는 중국 지린성은 작년 5월 러시아 최대 항만운영기업인 슈마그룹과 30억 달러를 투자해 오는 2018년까지 자루비노항을 연간 물동량 처리능력 6천만t 규모의 다목적 항만으로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중·러 국경에서 육로로 60㎞가량 떨어진 자루비노항은 현재 4개의 부두를 갖췄으며 중국 지린성, 헤이룽장성과 철도·도로로 연결돼 육로로 도착한 중국산 곡물, 석탄, 목재, 잡화 등을 배로 환적해 수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