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장영준 기자] 최민수가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병명은 그 이름도 생소한 혈액암. 이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과연 그는 가족들과 함께 '해피엔딩'을 그리며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지난 23일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해피엔딩'(김윤정 극본, 곽영범 연출)에서는 김두수(최민수)가 열혈 사회부 기자로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그 시작을 알렸다. 김두수는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기 위해 막무가내로 상사를 설득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두수를 시작으로 이날 방송에서는 극중 인물들의 캐릭터가 하나 둘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김두수의 아내 양선아(심혜진)는 남편과의 첫 만남을 소재로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내 다시금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두수와 양선아는 20대 초반에 만나 덜컥 사고(?)부터 쳤고, 후에 결혼식을 올려 '콩가루 집안'의 시초가 됐다.
이어 등장한 딸 역시 그러한 아빠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김금하(소유진)는 이태평(박정철)과 스무살에 만나 아버지가 그랬듯 사고(?)부터 쳤고, 그런 두 사람을 김두수는 내내 못마땅 해 했다. 또 김금하는 아이 엄마가 된 후에도 여전히 경찰서를 들락거리는 사고뭉치였고, 사법고시에 매달리며 처가살이를 하고 있는 이태평 역시 그저 한심한 백수 사위일 뿐이었다.
여기에 두수를 마음에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친구 홍애란(이승연), 첫 만남부터 심하게 꼬여버린 구승재(강타)와 김은하(김소은), 성희롱을 일삼는 선배 기자를 거침없이 혼줄 내버린 당찬 여자 박나영(소이현), 깜찍한 고등학생 커플 김동하(연준석)와 박나리(하승리)까지 '해피엔딩'에는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접해봤을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해피엔딩' 첫 회는 그래서 보는 내내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만큼 유쾌하고 즐거웠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결국 김두수가 시한부를 선고받으며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안타까움마저 느끼게 했다. 이 드라마의 제목은 '해피엔딩'이었지만, 결국 '새드엔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피엔딩'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는 죽음을 통해 가족들이 그동안의 갈등은 모두 뒤로 하고 서로 소통하고 화합해 행복한 가족으로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은 결국 '새드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치인 셈. 웃으며 눈물을 흘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사진=JTBC '해피엔딩' 화면 캡처
장영준 기자jjuny54@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