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중을 대표하는 감독이 한중 합작 영화가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한국감독과 '중국의 스필버그'라 불리는 펑사오강 감독의 말이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둘째 날인 2일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아주담담-아시아 영화의 창'에서 만나 대담을 나눴다.
강 감독은 한국영화 시장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예측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5년 후면 한국 영화 시장의 20%를 중국 영화가 차지하는 등 재편이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영화인 입장에서는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이를 극복하려면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중국의 시장질서를 예상하고 작업과정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때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 '한·중합작'"이라고 강조했다.
펑샤오강 감독도 "중국 관객들이 한국 배우들을 익숙하게 알고 있고, 중국의 시장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중한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동의했다.
펑사오강 감독은 강 감독이 중국 영화제작사들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고, 자신도 영화 변호인을 찍은 양우석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받아 검토하는 등 다양한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두 감독은 상대방 국가의 영화 수준을 치켜세우며 칭찬을 주고받기도 했다.
강 감독은 "2주 전 중국에서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했는데 한국 단편영화 퀄리티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며 "중국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잘 찍고 있구나, 긴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펑샤오강 감독도 "중국의 젊은이들은 할리우드에 가서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것과 달리 한국의 젊은이들은 분장과 특수효과 등 여러 가지를 배워와 업무에 활용할 줄 안다"면서 "한국배우들의 활약도 인상깊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을 통해 한중합작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를 처음으로 관객에게 선을 보였다.
손예진, 신현준, 천보린(진백림) 등 한중의 유명 배우들이 참석해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중국인 남성(천보린)이 제주도에서 비밀스러운 한국여성(손예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르는 액션 블랙 코미디다.
강 감독은 작품에 대해 "한국인과 중국인의 웃음 코드와 웃음 타이밍이 다르고, 대사의 느낌이 달라 애를 먹었다"며 "하지만 그런 간극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고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