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과거 퀴즈쇼 우승을 차지했던 잉글랜드 남성이 자기 글에 혹평을 달았다는 이유로 500마일(약 800km)을 날아가 스코틀랜드 여성을 폭행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피해 여성은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렵다며 사건 발생 1년이 거의 지났음에도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작년 10월, 스코틀랜드 글렌로시스의 한 상점에서 남성이 여직원을 둔기로 때린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의 이름은 페이지 롤랜드. 그는 출근 직후, 뒤에서 남성이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실려 갔다.
가해자는 리차드 브리테인(28). 집은 런던에 있다. 런던에 사는 그가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 롤랜드에게 둔기를 휘두른 이유는 무엇일까?
브리테인은 2006년 잉글랜드의 한 퀴즈쇼에서 우승을 차지, 명석한 두뇌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작가 커뮤니티로 추정되는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는데, 어느날 아래에 달린 롤랜드의 댓글을 보고는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커뮤니티는 글을 좋아하는 이들이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조언이나 비판을 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브리테인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롤랜드의 거처를 찾아냈다. 그는 사건 당일, 출근한 롤랜드를 쫓아가 물통을 내리쳐 머리에 큰 상처를 입혔다. 롤랜드는 선반을 쓰러뜨려 브리테인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롤랜드는 영국 데일리레코드에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다”며 “그가 휘두른 둔기에 맞는 순간 나의 사망소식을 접할 엄마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머리가 뭔가에 맞았을 때는 선반에 부딪힌 줄 알았다”며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러웠다”고 덧붙였다.
롤랜드는 가해자가 자신의 댓글 때문에 먼 거리를 왔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며 “그 사람의 공격을 받고 한동안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두려웠다”는 롤랜드는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게 무서워졌다”고 울먹였다.
대학생인 롤랜드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꺼려졌다. 자기 생각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브리테인처럼 공격해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다.
브리테인은 이전에도 다른 여성을 스토킹한 전과가 있다. 롤랜드가 비난한 글도 브리테인이 쫓아다녔던 여성에 관한 이야기로 알려졌다. 롤랜드가 브리테인의 글에 혹평을 남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한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법원은 브리테인에 대한 판결을 미루기로 했다. 아직 그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추가 혐의가 더 발견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브리테인의 보석은 허락하지 않았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