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칼럼 > 칼럼
  • 작게
  • 원본
  • 크게

자성이 필요한 약자의 역사 교훈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12.21일 09:31
작성자: 주현남

  (흑룡강신문=하얼빈) 올해는 모든 주권을 상실하고 암흑 속에서 헤매던 우리 민족이 세계 반파쇼전쟁승리에 힘입어 광복을 맞아온지 70주년이 되는 해다.바로 70년 전 우리 민족은 되찾은 자기 이름으로 세계의 민족 반열에 다시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36년 간이나 가혹한 식민통치로 우리 민족을 멸망의 낭떠러지로 몰고 갔던 일본은 자기들이 저지른 죄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죄행은 전혀 승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 정부는 지금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그들에 대한 보상을 거절하고 있다. 지금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세상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20여 만이나 되는 우리 민족의 꽃다운 소녀들을 전쟁터로 몰고 가 그 짐승같은 침략군들의 성노예로 부려먹은 일제의 만행을 절대 잊어서는 안되며 그대로 간과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한심한 역사적 비극이 왜 우리 민족에게서 일어날 수 있었는가를 깊이 자문하고 자성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살펴보면 외세의 침탈을 당할 때마다 수많은 백성과 처녀들이 잡혀가거나 그들을 공물로 바치는 일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서에 기재되어 있는 몇 차례 사례만 들어보자.

  일찍 동방의 강국으로 알려진 고구려가 668년 나당연합군의 협공에 의해 멸망한 후 무려 3만 8300여 호 되는 고구려 유민들이 장강회화(江淮) 이남과 산남경서(山南京西)의 여러 주의 허허벌판으로 끌려갔다한다.

  원헌종(元宪宗) 4년(1254년)에 '고려에 침입한 몽고병들에게 잡혀간 남녀가 무려 20만 6800여명이나 되었고 살육된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었으며, 그들이 경유한 주, 현마다 모두 잿더미가 되었다'고 한다. 충선왕 2년(1310년) 5월 갑신일에는 또 '원나라 승상 탈탈이 고려에 사신을 보내어 내시와 숫처녀를 대량 요구했다'고 한다.

  1592년 4월 왜군의 침략으로 시작된 임진왜란은 조선에 막대한 손실을 주었다. 조선국민의 완강한 저항으로, 명나라의 출병지원으로 7년만에 왜군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그 사이 일본이 계속 납치해간 수많은 기술자와 학자들은 돌려받지 못했다. 일본에서 노예생활을 한 그들 중의 일부는 또 유럽인에게 헐값으로 팔려갔다고 한다.

  17세기 중국 동북지역에서 흥기한 청(清)나라도 건국 초기 조선에 침입했는데 조선 조정은 항전이냐 투항이냐를 놓고 옥신각신 쟁론만 하다가 저항도 못해 보고 국토의 절반을 내주었다. 1636년 1월 30일, 남한산성에 피신해 있던 조선 임금(인조)이 청태조 앞에 나가 무릎을 꿇고 항복했는데 이를 유명한 병자호란이라 부른다. 조선과의 군신관계를 확인하고 공물 상납언약을 받아낸 후 청군은 철퇴했는데 그때 끌려간 포로가 무려 60만명을 넘었다! 이 포로들은 그후 선양(沈阳)의 노예시장에서 남녀 불문하고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고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걸쳐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후에도 청의 요구에 따라 매년 100여명 처녀들이 강제로 차출되어 청으로 끌려갔는데 이런 처녀 공출이 수 십년간 계속 되었다 한다. 나라가 살려니 백성들에게서 처녀를 빼앗아 보내야 했다.

  천년이 넘는 세월, 왜 늘 주변 강대국들의 침공을 받아야 했고 그때마다 많은 우리 선조들이 타국에 끌려가 노예로 살다가 소리없이 죽어가야 하는가.

  나라가 너무 빈약하고 통치자들이 무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준행되어 온 인류 역사에서 약자는 강자의 침탈과 지배를 받기 마련이었고 강자의 요구에 따라 많은 희생을 내야 했다. 일본은 바로 자기가 주인이 된 식민지 땅에서 마음대로 처녀들을 모집해 위한부로 삼은 것을 아주 당연한 일로 간주하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닐까.

  천여년 전부터 강대국들의 '속국','보호국'으로 전락된 우리 선조들의 나라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생존공간을 확보하고 지키는라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었지만 강대국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강대국들 간의 이해충돌이 생길 때마다 많은 곤욕을 치러야 했는데 그 허약한 나라를 지키려고 백성과 처녀들을 내놓아야 했으며 심지어는 자의가 아닌 국토 분단의 비운까지 묵묵히 맞아야 했다. 약소 민족으로 우리 선조들이 겪은 치욕적인 역사가 절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광복을 맞아 겨우 절반의 주권을 찾은 우리 민족은 또 강대국들이 관여한 '6.25'때문에 수백만명의 희생을 내야 했다. 그러나 잿더미로 된 폐허 위에 많은 피땀을 쏟아부은 보람으로 재생과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20세기 60년까지만해도 인구당 GDP가 80여달러밖에 안되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치부받던 한국이 '한강기적'을 창조하면서 30~40년 사이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세상 사람들의 경탄과 흠모를 자아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아직 자체의 힘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수준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직 세계 유일의 분단민족, 분단국가로 남아있고 끝이 보이지 않는 치열한 남북대결, 남남대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족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들이 지금 좀 허리를 폈다고 쓰라린 민족의 교훈을 잊지나 않았는지 의심이 가는 현실이다. 이 곳 중국에서 반도를 바라보는 우리 마음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생각과 이념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남과 북, 부동한 지역, 정당과 개인의 이해를 뛰어 넘어 민족단합과 국가의 근본 이익, 운명을 첫자리에 놓는 새로운 민족정신과 정치가 창출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만 흩어진 마음과 힘을 하나로 묶어 통일을 앞당기고 민족부강을 이루어 진정한 광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공개하자마자 좋아요 1만 개” 임영웅, 상암콘서트 포스터 공개

“공개하자마자 좋아요 1만 개” 임영웅, 상암콘서트 포스터 공개

가수 임영웅(32) 이달 말 공연을 앞두고 있는 가수 임영웅(32)이 상암콘서트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임영웅의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지난 5월 1일(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임영웅의 상암콘서트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번 콘서트의 타이틀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원, 정호철 커플 결혼식서 생애 첫 주례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원, 정호철 커플 결혼식서 생애 첫 주례

배우 하지원(45) 배우 하지원(45)이 코미디언 커플인 정호철(36), 이혜지(31) 커플의 결혼식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주례를 맡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하지원은 지난 5월 1일(수) 오후 8시 10분에 처음으로 방송된 채널A의 새 프로그램 ‘인간적으로’에 첫 게스트로 출연했

"임영웅 효과" 정관장, 광고모델 바꾸자마자 멤버십 2만명 신규 대박

"임영웅 효과" 정관장, 광고모델 바꾸자마자 멤버십 2만명 신규 대박

정관장 "8일 만에 멤버십 신규가입 2만명…임영웅 효과"[연합뉴스] KGC인삼공사는 가정의 달 프로모션 시작일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8일간 정관장 멤버십에 새로 가입한 멤버스 고객이 2만명을 넘었다고 2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작년 가정의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