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일이 끝나는 시간에 사람들은 술로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내곤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술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음료인 것처럼 생각나기도 한다. 술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기에 많은 사람이 시대를 뛰어넘어 술을 찾고 또 만들어 마시는 것일까?
▶ 술의 에탄올은 ‘간’에서 분해
머리가 아픈 남성
술을 마시면 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리고, 필름이 끊기는 것일까? 술은 주성분이 ‘물’과 ‘에탄올’이다. 술을 마시면 일어나는 여러 현상은 에탄올(C2H5OH)로 인한 것인데, 위와 소장에서 흡수된 에탄올은 우리 몸 안의 독극물 분해 장소인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그리고 아세트산으로 바뀐다.
에탄올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는 것은 사람마다 크게 차이가 없으나 아세트알데히드가 아세트산으로 바뀌는 것은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속이 쓰리고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숙취 물질이며, 독성이 강한 물질이므로 이를 빨리 분해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사람마다 술을 마시는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 술은 블랙아웃(Blackout)울 부른다
필름이 끊긴다는 것을 의학용어로 블랙아웃(Blackout)이라 한다. 기억을 입력, 저장, 출력하는 과정 중 입력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의학계에선 에탄올의 독소가 직접 뇌세포를 파괴하기보다는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탄올이 뇌의 새로운 사실을 기억시키는 특정한 수용체의 활동을 차단하여 뇌의 신경 세포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전달 물질도 활동이 멈추게 된다. 따라서 뇌의 신경 세포에는 새로운 메시지가 저장되지 않고 ‘공백의 시간’이 만들어 진다. 현대에 들어서서 술은 불로장생 보약도 아니고 신성한 제사 음식도 아니다. 술이 가지는 여러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절제할 수 있을 만큼의 술을 마실 수 있어야 한다.
▶ 블랙아웃(Blackout) 현상이 반복되면 우리 뇌는 손상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블랙아웃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될 경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온몸에 퍼지는데 특히 뇌는 다른 장기들보다 피의 공급량이 많으므로 뇌세포가 손상을 입는다.”고 말했다.
초기엔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적 변화 없이 다시 원상회복이 되지만 필름 끊기는 일이 계속 반복되면 탄성을 잃은 스프링처럼 뇌에도 영구적인 손상이 와서 종래에는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가 쪼그라들면서 가운데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