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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꿈나무를 키워준 리송우선생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2.01일 10:08
1964년 내가 길림성 교하현 오림공사(향)대팔가자 소학교에서 공부할때였다.

3학년에 올라간후 리송우선생님이 담임선생을 맡고 조선어문을 가르쳤다.어느 하루 매 학생마다 자기가 쓴 작문을 전반 앞에서 읽었는데 내가 쓴 작문은 어음의 동화현상과 련음현상을 제대로 익하지 못했기에 “뚫고”를 뚤고로,“많고”를 만고로 읽어 전반 학생들이 “와ㅡ”하고 웃어댔다.

그날 저녁 나는 너무도 부끄럽고 기분이 상하여 저녁밥도 먹지 않고 울기만 했다.사실 나는 그때 홍진기침때문에 병원놀음만 하다보니 조선어기초가 너무나도 낮았던것이다.

나의 이 사정을 조사한 담임선생님은 짬만 있으면 우리 집을 찾아와 학습용기를 북돋아 주는 한편 뒤떨어진 조선어 기초지식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셨다.담임선생님의 살뜰한 관심과 구체적인 지도하에 나의 학습성적은 날따라 상승선을 그었고 4학년때는 중대장으로,소학교졸업시에는 시험을 치지 않고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런데 2년후 문화대혁명이 터지자 리송우선생님은 부농분자모자를 쓰고 날마다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투쟁을 받았다.선생님의 가족들은 핍박에 못이겨 외지로 쫓겨갔고 갈곳없는 리선생님은 온종일 투쟁받고 밤이면 피투성이 된 몸으로 뉴펑(牛棚)에 갇히였다.

어느 하루,내가 집에서 가마니를 짜는데 인기척이 나기에 돌아보니 그분은 다름 아닌 나의 소학시절 담임선생님이였다.

선생님은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이윽히 나를 쳐다본후 말 한마디 없이 돌아가셨다.그런데 어찌 알았으랴,이것이 선생님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줄이야...

항시 상냥한 얼굴로 우리들에게 “꿈이 없는 사람은 물우에 뜬 갈대와도 같은 인생”이라고 말씀하시던 담임선생님,재질도 좋아서 어떤 악기든지 손에 들기만 하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려나왔고 축구장에 나서면 항상 이름을 떨치던 담임선생님,가난에 쪼들리고 병마에 시달리던 나같은 후진생도 어머니다운 사랑으로 보듬어주시던 담임선생님…

선생님은 후에 억울한 감투를 벗었으나 대폭풍에 휘말려 처자들도 다 잃어버린 가냘픈 신세,고독과 외로움속에서 후반생을 쓸쓸하게 보내시다가 저 세상으로 가셨다.그때 그 시절 나에게 련루될까봐 “공부 잘해라!”말씀 한마디도 못하시고 돌아서는 선생님께 따뜻한 물 한모금 대접못한 죄책감에 가슴이 미여진다. 세월이 흘러서 나도 인젠 이순의 문턱에 들어선 오늘 다시 한번 나의 꿈나무를 키워준 리송우 선생님을 그리며 두손 모아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전춘옥 구술 리삼민 정리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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