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부, 엄격한 기준 적용

‘소량도 영향’ 연구결과 반영

‘암을 예방하려면, 하루 한두 잔의 술도 안 됩니다.’

보건복지부가 암 예방을 위해선 적은 양의 음주도 피해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을 담은 ‘암 예방 수칙’을 20일 발표했다.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돼 있던 음주 관련 항목을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변경한 것이다.

복지부는 음주 관련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정 수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소량의 음주로도 구강암과 식도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빈센초 바그나르디 교수의 연구 결과(2012년)를 보면, 하루 한 잔(알코올 섭취량 12g 이하)에도 암 발생 위험이 구강인두암 17%, 식도암 30%, 유방암 5% 증가했다. 미국 간호사 10만명을 추적 관찰한 연구(2011년)에서도 일주일에 3~6잔(하루 알코올 섭취량 5~10g)의 음주로 유방암 발생 위험이 15%나 늘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암 예방 권고사항 중 음주 항목을 기존 ‘남자 2잔, 여자 1잔 이내’(2003년)에서 ‘암 예방을 위해 음주하지 말 것’(2014년)으로 변경한 바 있다.



2013년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남성의 74%, 여성의 43%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다. 이 중 고위험 음주 유형이 14%를 차지하고, 남성이 여성에 견줘 3배 이상 높다. 한 해 3천명 이상이 음주로 인해 암에 걸리고, 1천명 이상이 음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또 복지부는 11~12살 여아를 대상으로 새롭게 도입되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암 예방 수칙에 추가했다. 대부분 자궁경부암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에이치피브이 감염은 성생활을 하는 여성 대부분이 평생 한 번 이상 감염되는데,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 없이 자연 소멸되지만 감염이 반복되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암 예방 수칙에는 이밖에도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