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이 안전자산 金 수요 자극…골드바·골드코인 등 투자 수요 급증세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에서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덕분에 지난해 말 6년 만에 최저점으로 추락했던 국제 금값은 가파른 반등세를 뽐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중국 투자자들이 '황금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 금 수요국으로 꼽힌다. 전 세계 금 공급량의 5분의 1 이상을 소비할 정도다.
다만 중국의 금 수요는 그동안 장신구 쪽에 몰렸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 연휴 때 수요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금시장에서는 골드코인(금화)이나 골드바(금괴) 등 투자상품 수요가 급증한 반면 장신구 수요는 오히려 줄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의 골드코인 및 골드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지만 금 장신구 수요는 1% 감소했다. 이에 비해 인도에서는 같은 기간에 골드코인·골드바와 금 장신구 수요가 각각 6%씩 증가했다.
홍콩의 대형 금 거래업체인 파인메탈아시아의 파드레이그 세이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몇주간 정말 바빴다"며 이달 들어 3주간 2월 전체보다 많은 금을 팔았다고 밝혔다. 파인메탈아시아에서는 이달 들어 250g짜리 골드바 판매가 가장 많이 늘었다. 가격이 1만달러(한화 약 1160만원)에 달하지만 판매량이 10배나 증가했다. 세이프는 1000g짜리 골드바 판매도 50% 증가했다며 골드바 고객은 대개 장신구 업체가 아니라 기업 투자자들이라고 귀띔했다.
중국 상하이의 귀금속점 라오펑샹의 한 직원은 "과거엔 부모들이 금 목걸이 같은 걸 딸의 지참금으로 사주곤 했는데 이젠 많은 고객들이 가치보전 목적으로 골드바나 골드코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한 건 불안감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증시는 연초부터 급락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고 위안화 약세를 둘러싼 우려도 크다. 모두 중국의 성장둔화에서 비롯된 문제지만 중국의 성장세는 오히려 더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의 불활실성도 더 커졌다. 신문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1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부동산 투자 수요가 금으로 몰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금 투자 수요에 힘입어 금값 상승세에도 힘이 실렸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금 선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온스당 1050.80달러로 6년 만에 저점을 찍은 뒤 반등했다. 이날 종가는 온스당 1219.9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강력한 금 수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당장 중국 증시와 위안화가 강세를 띠면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 향방도 변수다. FRB가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가 오르지만 달러로 가격을 매기는 금값은 떨어진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