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외부세계와는 단절된 폐쇄 국가라는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북한에서 2년 넘게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북한 주민의 삶을 생생히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김범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반공화 적대범죄 행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735일 만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최근 '잊지 않았다'라는 제목의 비망록을 내기도 한 배씨가 현지시간 11일, 미국 하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폐쇄 국가 북한의 실상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중노동에 시달린 배 씨는 틈틈이 북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었고 이들의 단절된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의 실상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케네스 배 /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몇몇 북한 주민에게 '한국의 경제규모가 북한보다 40배 정도 더 크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그들은 '모른다'라고 답했습니다."
10년의 임기를 마쳐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케네스 배 /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제가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답변은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을 단지 미국의 꼭두각시로 알고 있는 북한에게 한국의 실상 그리고 외부의 소식을 전했을 때 북한 주민들은 충격을 받는 듯했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배 씨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반대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대북제재에 정작 영향을 받는 것은 지도층이 아닌 일반 주민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을 거대한 감옥이라고 표현한 배 씨는 열악한 인권상황, 차단된 세상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을 돕자고 호소했습니다.
[케네스 배 /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한국에 있는 분들도 북한 동포들을 기억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김범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