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간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 일정을 마치고 5일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서 경제 협력과 북핵 공조를 이끌어냈다. 프랑스 방문을 통해서는 경제·문화 교류 확대 등 수교 130주년을 맞은 양국 협력을 강화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의장국을 맡은 프랑스로부터 북핵 공조 의지도 재확인했다.
순방을 마친 박 대통령 앞에 쌓여 있는 국내 현안은 녹록지 않다. 순방 중 이뤄진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또 야 3당은 어버이연합 의혹 등 4건에 대한 청문회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공언하며 공세를 예고했다. 여야 갈등으로 원 구성이 지연되는 것도 부담이다. 야당은 '청와대 개입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서 박 대통령이 주요 국정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 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4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동부 지역 그르노블 시(市)를 방문, 프랑스 에어리퀴드사의 수소전기차 기술연구소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수소전기차 시승을 해보고 "마침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이 되는 날(4일)에 방문했다. 현대자동차와 에어리퀴드사가 힘을 합해서 수소전기차를 양산해 양국에 모두 좋은 일이 되도록 기여하고 인류사에도 큰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기가 그때 그 하숙집 -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 시각) 프랑스 그르노블시에서 42년 전 자신의 유학 시절 하숙집을 둘러보고 있다. 당시 하숙집 딸 쿠르토 발라노스(오른쪽)씨가 옆에서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그르노블에서 자신이 유학하던 시절 하숙집 딸인 자클린 쿠르토 발라노스씨 등 지인들도 만났다. 박 대통령은 유학 당시 어학연수 수료증 원본 액자도 42년 만에 전달받고, 하숙집도 10여분간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22세이던 1974년 그르노블대에서 6개월 동안 유학하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피격당하자 급히 귀국했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번 순방 중 링거(수액주사)를 맞으면서 일정을 소화했다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전했다. 안 수석은 "박 대통령이 빡빡한 일정을 링거로 버티면서 고군분투했다"며 "윤병우 대통령 주치의도 휴식을 권고했지만 쉴 수 없어 귀국 후 휴식을 권고하는 소견을 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당분간 일정을 최소화하고 정국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작년 4월 중남미 4개국 순방 때도 고열과 복통으로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소화했다. 2014년 9월 캐나다 방문과 유엔총회 참석 때도 링거를 맞았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