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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문화'의 부작용…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6.30일 09:09
자판기 커피가 다 내려오기도 전에 컵을 빼내고, 자동차 신호대기 중에 정면 신호보다 측면 신호를 보면서 한발 빠르게 출발하는 모습 등은 다른 나라 사람의 눈에는 신기한 광경이다.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이렇게 성질이 급했던 것은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시절까지만 해도 느리고 여유로운 사람들이었다. 만일 오늘날처럼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를 지배했었다면 외세의 침입을 당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북한이나 중국 조선족 자치구에는 그런 문화가 없는 점을 볼 때, 아마 이런 문화는 고도 경제성장의 부산물일 것이다.

이런 빨리빨리 문화는 부작용도 심하다. 과거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사고, 최근의 세월호 사건이나 안전문(스크린도어) 작업자 사망 사고는 빨리빨리 습성이 원인이었다. 다만 일처리가 빠르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공자 역시 이렇게 말했다. “일처리는 민첩하되 말은 신중해야 한다.”(논어 ‘학이’편)

여기서 민첩과 조급의 의미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민(敏)은 그냥 행동이 빠르다는 의미가 아니라 빠르고 영민하게 한다는 것, 즉 일을 야무지게 한다는 의미다. 반면 ‘조급’은 일처리 그 자체와는 관련이 적고 주로 결과와 관련된다.

즉 민첩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해내는 것이다. 반면 효과나 성과는 내가 내는 것이 아니라 일의 결과로 드러난다. 가령 씨를 뿌리는 일을 민첩하게 할 수는 있지만, 수확물을 거두는 것은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것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영역, 즉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사실을 망각한 채 과정은 소홀히 하고 결과만 빨리 드러내려고 할 때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자도 말했다. “정말로 훌륭한 임금이 나와도 반드시 한 세대는 지나야 세상이 밝아진다.”(논어 ‘자로’편) 하물며 요순이나 세종 같은 성군이 리더로 있지 않은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 겸허하게, 우리가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의 성과에 조급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보자.

이치억 성신여대 동양사상연구소 연구교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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