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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감기증상과 비슷…아차하면 치명적

[기타] | 발행시간: 2012.05.18일 17:07
작년 약 4만명 발병…호흡기로 감염돼 위험

감기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땐 의심

면역력 약화 땐 특히 조심…실내 자주 환기를

김은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결핵을 진단하기 위해 촬영한 흉부방사선 필름을 보고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경기도 고양외국어고등학교 학생 4명이 결핵 환자로 판명나면서 '결핵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학교와 보건당국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X선과 투베르쿨린(결핵을 일으키는 균)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결핵균에 잠복 감염된 학생들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약을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3~4월 2학년생을 상대로 결핵균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전체 471명 가운데 112명이 잠복 보균자로 밝혀졌다. 지난달 3학년생 500명을 상대로 한 1차 검사에서는 104명이 결핵균 양성반응을 보여 23일쯤 2차 검사를 할 예정이다.

대표적 후진국 질병으로 알려진 결핵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새로 신고된 결핵 환자는 3만9557명으로 전년(3만6305명)보다 8.6%나 증가했다. 시간당 4.5명꼴로 새로운 결핵 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또한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은 2300여 명에 달해 하루 평균 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우리나라 결핵 환자 발병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로 일본의 4.3배, 미국의 22배나 된다.

이상학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호흡기센터 교수는 "가족이나 가깝게 지내는 사람 중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다면 결핵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밤에 식은땀이 나고 열이 나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슈퍼결핵환자 악화 땐 3~7년 내 사망

2년 전 대기업에 입사한 박두진 씨(27)는 고등학교 재학 때 결핵으로 아버지를 잃었고 대학교 2학년 때는 어머니마저 결핵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결핵치료 약제에 내성이 생긴 광범위내성결핵(XDR-TB), 즉 '슈퍼결핵'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 그리고 박씨 본인도 최근 결핵에 감염됐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박씨는 결핵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지만 투병생활이 두렵고 자신의 결핵이 다른 가족들에게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고 있다.

슈퍼결핵은 2차 항결핵제 주사제와 퀴놀론계 약제에도 내성을 갖는 결핵이다. 처음 결핵을 치료하는 사람이 결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규칙적으로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결핵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할 때 혹은 결핵균이 약제에 내성을 갖게 되면 슈퍼결핵으로 변종된다.

결핵 발병 환자는 2000년 이후 한 해 3만5000명 선으로 줄었지만 1965년 전후에만 해도 124만명이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질환이었다.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감염된 사람의 10% 정도가 환자가 되고 나머지 90%는 평생 건강하게 지낸다. 이를테면 100명이 결핵균에 감염되면 그중 90명은 평생 건강하게 살고 5명은 1~2년 뒤에 발병하며 나머지 5명은 10년 또는 20년 이후에 발병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60년대 국민의 5%가 환자였던 점을 고려할 때 영양결핍으로 인해 저항력이 떨어졌을 경우 곧바로 환자로 전환할 수 있는 결핵 잠복감염자는 현재 전 국민의 3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핵 환자의 45%가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20~40대로 결핵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8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오랫동안 값비싼 약제로 치료해야 하고 치료 성공률이 낮은 '난치성 결핵(다제내성 결핵, 슈퍼결핵)'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현인규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슈퍼결핵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환자 절반이 3~7년 이내에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라며 "증상을 모르고 지나쳤다가는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결핵에 감염되어도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자칫하면 모르고 지나치기 쉬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나친 다이어트는 결핵 노출 위험

결핵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기침, 가슴통증, 객혈, 객담(가래), 혈담(피 섞인 가래), 미열, 식은땀, 전신피로, 체중 감소를 보이며 악화된다. 결핵은 공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된다. 이 때문에 결핵은 사실상 100% 예방하기 힘들다.

결핵균 전파는 대부분 폐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가래에 있는 균이 주위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 일어난다. 보통 대화를 나누면서 감염될 수 있어 결핵 환자와 가까운 사람이나 가족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환자가 뱉어내는 균의 수가 많을수록, 가깝게 접촉할수록, 접촉기간이 길수록 감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간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질환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 다이어트로 면역력이 떨어진 10~20대 여성들도 결핵 발병률이 높다. 자가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류머티즘관절염 환자 역시 바이러스나 결핵균과 같은 감염 질환에 대응할 저항력이 매우 낮아 결핵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위장 절제술을 받거나 장기 이식을 한 환자들도 바이러스나 균에 대한 저항력이 일반인보다 취약해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결핵이 환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쉽게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폐결핵은 공기로 전염되므로 음식을 따로 먹을 필요도 없고 식기나 수건을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타액을 통해 전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키스나 성관계를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게다가 폐결핵은 치료를 시작하고 약 2주 후에는 전염력이 없어지므로 이때부터는 안심해도 된다.

결핵은 면역력에 따라 균에 감염된 사람 중 5~15%에서 발병하며 신체 모든 기관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 폐결핵으로 나타난다. 한민수 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 결핵이 가난으로 인한 영양 부족이 원인이었다면 현재는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결핵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BCG(결핵예방백신)를 접종하도록 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하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개인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결핵 판명 땐 완치 때까지 약 복용해야

결핵은 흉부방사선 촬영, 객담 검사, 약제감수성 검사로 진단한다. 흉부방사선 촬영은 가슴 부위 X선 사진을 촬영해 폐결핵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폐결핵은 폐 속에 육아종 덩어리나 뻥 뚫린 공동이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흉부방사선 촬영에 나타나는 음영의 변화를 관찰해 결핵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X선 사진은 현재 폐 상태에 대한 그림자만 보여주기 때문에 사진상에 나타나는 이상 소견이 환자가 과거에 결핵을 앓고 지나간 흔적인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상태, 즉 활동성 폐결핵 상태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객담 검사는 가래로 결핵균을 검사하는 것이다. 결핵이 의심되는 환자의 가래를 슬라이드글라스에 얇게 펴서 바른 후 염색해 현미경으로 결핵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약제감수성 검사는 가래에 포함된 결핵균을 배양해 여러 종류의 결핵약을 각각 투여하고 어떤 종류의 약에 대해 감수성이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내시경을 기관지에 삽입해 눈으로 직접 관찰하면서 진단할 수도 있다.

결핵 치료는 발병 부위나 심한 정도에 따라서 치료기간을 정한다. 감수성이 있는 결핵균은 1차약 4가지 혹은 3가지를 최소한 6개월 이상 매일 복용하며 치료한다. 다제내성결핵균에 의한 결핵을 치료할 때는 치료기간이 평균 18개월 이상 길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제는 1차 치료약제를 포함해 5가지 이상 추천되며 이때 적어도 한 종류는 주사약제가 포함된다. 대부분 약제 투여를 가장 먼저 시행하지만 2차 치료로도 결핵이 치료되지 않으면 폐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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