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개그맨 정준하의 야무진 꿈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정준하는 29일 열린 2016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초 대상 수상이 유력시 됐던 만큼 불발의 아쉬움은 정준하를 비롯한 '무한도전' 동료들이 유독 크게 느꼈다.
정준하가 대상 후보들이 꾸미는 특별 공연에서 "대상 주면 받아요"라고 적극 어필했을 정도로 기대가 컸고, 하하가 정준하의 준비성을 폭로하며 상을 타는 분위기로도 몰아가 더욱 그랬다.
올해 정준하는 '무한도전'에서 맹활약했다. 지난 3월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5' 예선 참가를 시작으로 세계의 무서운 놀이기구 정복, 하루 동안 명수 몸종 생활, 북극곰과의 교감 미션에 차례로 도전했다. 대체적으로 수위가 높은 벌칙들이었는데 모두 성공적으로 마치며 연예대상 전망을 밝혔던 그다.
정준하는 '쇼미더머니5' 예선에 참가한 초반 비웃음을 받기도 했지만 미련할 정도로 노력하며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미국에선 놀이공원 개장 최초로 롤러코스터를 타며 스파게티를 먹었고, 박명수의 몸종 해수로 변신해서는 '하와수'의 케미로 시청자를 웃겼다. 또 극한의 추위가 도사리는 캐나다로 건너가선 북극곰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안방에 전하며 울림도 줬다.
최우수상 트로피를 거머쥔 정준하는 "제 그릇을 안다"라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지만 시청자는 올해 정준하가 '무한도전'에서 어떤 열정으로 시청자를 웃게 하고 또 울렸는지 잘 알고 있다. 멤버들의 부추김 역시 그 공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정준하에겐 '매니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있다. 이휘재의 매니저로 활동하다 1995년 MBC '테마극장' 출연을 계기로 예능계에 진출했는데, 데뷔 21년만인 올해부터 대상 후보로 이름값을 드높였다.
만년 3인자로 머물렀던 정준하의 연예대상이 그리 멀리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건, 만년 조연일 줄 알았던 가수 김종민이 9년여간 '1박2일'을 묵묵히 지킨 공을 인정받아 KBS 연예대상을 거머쥔 이변을 통해서도 예감할 수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제공,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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