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지구의 내핵이 과연 어떤 물질로 구성돼있는가는 과학자들의 오랜 궁금증이자 숙제였다. 내핵의 대부분이 철과 니켈로 이뤄져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학계의 정설로 자리잡았지만, 그 외에 또다른 물질이 있을 것이란 추정도 끊이없이 제기돼왔다. 이 미지의 물질을 가르켜 '잃어버린 성분(missing element)'라고도 부른다.
9일(현지시간)BBC는 일본 학자들이 이 '잃어버린 성분'이 바로 '실리콘(규소)'이란 주장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도쿄대의 오타니 에이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리콘이 주요 요소라고 믿고 있다. (지구 내핵의)약 5%는 철과 니켈 합금에 용해된 실리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당연히 지구 내핵에 직접 접근할 수없기 때문에,학자들은 지진파가 내핵을 어떻게 통과하는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내핵이 어떤 물질로 구성돼있는지를 추정해낸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내핵을 구성하는 물질의 약 85%는 철이고, 약 10%는 니켈로 추정된다. 문제는 나머지 5%의 물질이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BBC에 따르면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오타니 교수 연구팀은 철과 니켈의 합금을 만들어 실리콘과 혼합한 다음, 내핵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여기에 엄청난 압력과 온도를 가했다. 그 결과 지진파가 내핵을 통과할 때 나타나는 데이터와 철 니켈 실리콘 혼합물에 지진파를 통과시켜 얻은 데이터가 거의 일치했다는 것이다.
오타니 교수는 연구결과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 발표회에서 공개한 바있다.
사실 지구의 내핵에 실리콘 성분이 있을 것이란 추정은 이전부터도 있었다. 지구의 상부 맨틀(지각 바로 아래에 있으면서 외핵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암석층)보다 하층 맨틀에 실리콘 성분이 많이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적도 있다.
aeri@newsis.com
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