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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렬 에세이 시리즈-프랑스의 차문화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1.16일 10:05
 (흑룡강신문=하얼빈) 내가 프랑스를 다녀온지도 어언간 몇년이 잘 된다. 나는 프랑스에 아름다운 추억이 별로 없다. 잊고 산지도 오래다. 그런데 근간에 자꾸 프랑스가 떠오른다. 그들의 차문화가 나를 심심찮게 자극한다. 우리의 차문화가 너무 천박하고 초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사람들도 교통질서가 개판이다. 신호등 개념이 별로 없다. 붉은 신호등이 켜져 있는데도 막 건너기다. 히히닥닥거리거나 윙크를 하는 애교까지 피우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장난을 치듯이 말이다. 이것을 프랑스식 랑만으로 보아주자. 그런데 이 프랑스식 랑만이 이루어지는데는 차문화가 받쳐준다. 프랑스 운전수들은 건널목 인행도에서 절대 빵빵 경적을 울리거나 차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욕을 퍼붓지 않는다. 먼데서부터 속도를 죽이고 정확히 정차선쯤에 멈춰서서는 머리를 내밀고 미소를 머금고 손을 살살 흔들며 어서 지나 가십시오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들에게는 인간중심의 사상이 철저하다. 사실 이런 경적이나 쌍욕은 약과다. 푸른등이 켜져 내 지나갈 건널목 인행도로를 건너가는데도 차들이 마구 밀어닥치는것이 더 무섭다. 그래서 나는 건널목 인행도로를 건널 때 항상 전전긍긍한다.

  프랑스에도 차 천지다. 그래서 주차가 큰 문제다. 주민구역에는 저녁에 길가에 주차를 허용한다. 그런데 재미나는것은 이튿날 일어나 보면 차에 비둘기똥 천지다. 길가에는 가로수들이 많은데 밤에 이 가로수들에 깃든 비둘기들이 똥을 내리갈기기때문이다. 그런데 재미나는것은 차주인들이 이것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 개의치 않는만큼 별로 닦지도 않고 그대로 몰고 나간다. 그들은 세차도 별로 하는것 같지 않다. 그래 프랑스에는 우리처럼 깨끗한 차들이 별로 없다.

  나는 중국에서 운전수들이 티격태격 싸우는것을 많이 보았다. 길이 막혀 큰 교통사고라도 났는가 하여 알아보면 한 차가 다른 차를 코팅이 살짝 벗겨질 정도로 약간 긁어놓은것이 사단이 되여 찧고 박고 지랄이란다. 참, 머리가 절레절레 흔들어지는 순간이다. 언제가 남방에서 ‘똥차’를 몰고 다니는 친구가 수백만원짜리 고급벤츠를 약간 긁어놓고 좀 휘어들게 했단다. 그런데 문제는 보수를 해줘야겠는데 수십만을 요구하는지라 그만 ‘똥차’ 운전수가 자살을 하고 말았단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고말았다. 다음 순간, 다시 프랑스가 생각키운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긁고 긁히고 하는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때문이다. 프랑스는 워낙 주차도 빽빽하게 한다. 길가에 일렬로 주차한 차들 사이에 별로 여지가 없다. 그들이 차를 뺄 때를 보면 앞뒤 차를 자기 차가 나올만큼 밀어내고 빠져나온다. 그래서 프랑스차들은 앞뒤에 긁힌 흔적이 력연하다. 그런만큼 그들이 길에서 차를 달리다가 어쩌다 약간씩 긁고 긁히워도 피차간 대수로워하지 않는다. 이만하면 별 문제 아니지 또는 다행이지 하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하며 두 팔을 펼쳐보이는 유럽사람들 특유의 제스처를 해보이거나 피씩 웃으며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프랑스의 진짜 랑만이다.

  내가 사는 연길에서는 월급은 쥐꼬리만 한데 고급차가 왜 그렇게 많은지 의문이다. 허례허식의 체면문화와 폼잡는 문화에 억지 춘향 식으로 고급차를 끌고다니는건 아닐가. 워낙 이런 고급차가 잘 먹히고 대접을 받으니 말이다. 그러니 ‘똥차’는 저리 가라다. 그런데 프랑스는 이런 ‘똥차’가 류행이다. 그들에게는 워낙 고급차, ‘똥차’ 개념이 별로 없는듯 하다. 차를 말 그대로 교통수단 자체로 본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만큼 내가 몰기 좋고 내게 편리하면 그만이다.

  프랑스사람들은 쫀쫀하다. 커피 한잔, 와인 한잔, 식사 한끼…모두 AA제 더치페이다. 그런데 차문화에서 이렇게 대범하다니! 그런데 우리는 커피 한잔, 술 한잔, 식사 한끼… 그렇게 대범할수가 없다. 그런데 차문화에서는 그렇게 쫀쫀할수가 없다.

  나는 차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프랑스는 차문화가 오래되고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그들은 세계 최초 19세기 80년대 초반부터 차를 굴렸다. 우리처럼 차를 큰 재산이나 신주단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차는 차 그 자체다. 그러나 우리의 차문화는 이제 20년도 채 안된다. 우리에게는 차가 대단해 보이고 큰 재산처럼 보인다. 그러니 신주단지 모시듯이 할수밖에.

  오늘날 우리는 아직도 차문화를 정립하는 과정에 있다. 프랑스 차문화는 적어도 우리에게 힌트하는바가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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