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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앞에 서면 가슴이 두근, 식은땀이 줄줄… 두려움도 심하면 병

[기타] | 발행시간: 2017.01.18일 05:01

[이혜진 기자 hattcha@msnet.co.kr] 대인 관계 힘든 사회공포증, 성격 탓 말고 치료하세요

어려서부터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았던 이현진(가명`21) 씨는 대학생이 된 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낯선 사람만 만나면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는 증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사이가 어색한 선배나 동기들과는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고, 수업 중 발표 순서가 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 씨는 “중학생 시절 수업 중 책을 읽다가 실수를 해 놀림을 받은 후로는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거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면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대학 신입생 때는 적응하기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들과 스치고, 대화하고, 만나며 평생을 살아간다. 늘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치지만, 낯 모르는 이들의 시선 앞에 서는 건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여러 사람 앞에서 얘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른다면 누구라도 가슴이 쿵쾅거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나 활동을 심하게 두려워하며 피하거나, 피할 수 없는 경우 극도의 불안감에 떤다면 ‘사회공포증’일 가능성이 있다. 사회공포증에 휩싸이면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져 대인 관계 자체를 피하거나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 어릴 때 따돌림이나 수치스러웠던 경험에서 발전할 수도

사회공포증 환자는 전체 인구의 2~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사회공포증으로 치료를 받는 이는 매년 1만~2만 명 수준에 그친다. 사회공포증을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소심한 성격 탓으로 돌리는 경향 때문이다. 사회공포증은 낯선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를 받을 때 공포에 휩싸이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게 특징이다. 동료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면접이나 데이트 신청에 어려움을 느낀다. 누군가 보고 있을 때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경우, 글씨를 쓰거나 책을 읽을 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감과 함께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도 다양하다. 주로 얼굴이 붉어지거나 땀을 심하게 흘리는 등 자율신경계 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얼굴이 굳어지고 손발이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는 일도 잦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불안정하고 약하며 멍청하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한다.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부담감을 느낀다. 불안감이 심해지면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사회공포증의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얽혀 있다.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불균형하거나, 공포 반응에 관여하는 대뇌의 편도체가 과민 반응하면서 심한 두려움을 겪는다. 미국과 유럽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공포증은 주로 유년기에 시작된다. 특히 어렸을 때 따돌림을 당하거나 발표 도중 당황해 실수를 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치심을 느낀 경험이 촉매제가 된다. 부모가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애정이 부족한 경우, 아이는 대인 관계에서 늘 긴장하고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는 성향이 생기고, 훗날 사회공포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성인이 된 후에 발병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지만 삶의 큰 변화가 있거나 주변 상황이 달라졌을 경우에 종종 나타난다.

# 타인 앞에 서는 상황 반복적 훈련 통해 불안감 극복해야

사회공포증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1차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된다. 이 밖에 신경안정제 중의 하나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중 일부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심장 박동수와 심장의 운동량을 줄여주는 베타수용체 차단제가 활용되기도 한다. 무대공포증 등 특정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수행공포’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긴장되는 상황이 오기 1시간 전에 복용하면 긴장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도 필요하다. 인지행동치료는 환자를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에 계속 노출시킴으로써 별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지 치료는 타인 앞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 실제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행동치료는 당황스러운 상황과 직면하게 해 특정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방식이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유사하게 재현해 간접 경험을 하게 만들거나, 직접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경험하고 직접 표현하게 한다.

이 밖에도 특정 상황이 발생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불안에 떠는 ‘예기불안’도 줄이는 것이 좋다. 자신이 느끼는 예기불안을 이해하고, 불안의 강도를 낮추도록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내향적이거나 소심한 성격을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치료에 필요하다.

사회공포증은 성인이 되면 증상이 다소 완화된다. 생활 속 스트레스나 긴장 수준에 따라 두려움의 강도가 변하기도 한다. 단,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평생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준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끄러움은 흔한 성격적 특징이고 그 자체로는 병적이지 않다. 오히려 어떤 사회에서는 부끄러움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면서도 “다만 부끄러움이 일상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면 정확한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김준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매일신문 - www.imaeil.com

출처: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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