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국제시사
  • 작게
  • 원본
  • 크게

美상원 원내대표 "비열하다, 위대한 전통이 짓밟혔다" 눈물 회견

[기타] | 발행시간: 2017.01.31일 09: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 시각) 서명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밝혔을 때보다 훨씬 큰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민 국가' 미국의 정체성을 건드린 데다 가뜩이나 민감한 난민 문제 해법을 꼬이게 하면서 전 세계적인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상원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행정명령은 비열할 뿐 아니라 비(非)미국적이다. 이민자들을 환영해온 미국의 위대한 전통이 짓밟혔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감정적 언사를 자제하는 미국 정치권에선 이례적인 '눈물의 기자회견'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공화당의 거물인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들은 증오의 종말론적 사상을 거부하는 대다수의 무슬림"이라며 "이 행정명령은 테러리스트 모집을 돕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15개 주(州)와 워싱턴DC의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은 위헌(違憲)일 뿐 아니라 불법적"이라고 했다. 실제 뉴욕·보스턴·시애틀 등지 법원은 이번 행정명령으로 공항에 억류된 이라크인 등의 본국 송환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내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공항에서 시작된 시위는 뉴욕과 워싱턴DC에서 각각 1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로 확대됐고, LA와 휴스턴, 디트로이트 등에서도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이란의 아스가르 파라디 감독은 오는 2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노벨상 수상자 12명을 포함한 미국 학자 2000여명은 행정명령 반대 청원 운동에 참여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난민 수용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며 "유럽은 우리의 입장을 확고히 정한 뒤 (트럼프 정부와) 단호한 대화로 세계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테러에 맞서 싸운다고 할지라도 특정 출신 지역과 신념을 가진 이들 모두에게 혐의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트럼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위터에 "박해, 그리고 테러와 전쟁을 피해 도망온 사람들에게 캐나다 국민은 종교와 관계없이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의 국빈 방문을 반대하는 청원 서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BBC가 30일 보도했다.

이번에 입국 금지 대상이 된 이라크·이란 등 7개국에선 "미국에 배신당했다"는 격한 반응이 나왔다. 이라크 의회는 "미국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하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유엔난민기구(UNHCR) 등도 성명에서 "난민을 환영해온 미국의 전통을 지켜달라"고 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모든 난민의 입국을 일시 중단한 이번 행정명령으로 탈북 난민들도 입국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9·11 테러 용의자들의 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들 국가는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보도했다. 나아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에 제외된 사우디·인도네시아·UAE·터키·이집트 등의 무슬림 국가는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과 관련이 있는 곳"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화 작업에 나섰다. 그는 성명을 통해 "언론이 알면서도 잘못 보도하고 있다"며 "이것은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테러로부터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하는 일이다. 이번 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지 않은 무슬림이 대다수인 나라가 세계에 40개국도 넘게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행정명령 강행의 뜻을 밝혔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비자 발급 중단 등으로 인한 혼란에 대해 "안보를 위해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고 했다. CNN은 "외국인 방문객의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방문 기록, 휴대전화 연락처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joyjune@chosun.com]

출처: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80%
10대 0%
20대 0%
30대 60%
40대 0%
50대 20%
60대 0%
70대 0%
여성 2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2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트로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최근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속사 대표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니저에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에 출석하라고 지시한 이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모멘트'를 확대하여 새로운 협력 추진

‘모멘트'를 확대하여 새로운 협력 추진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할빈 2025년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은 북경 동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또 다른 중대한 국제 종합성 빙설대회로 할빈시적십자회는 동계아시안게임 보장에 참가하는 14개 대학의 6600명 자원봉사자에 대한 긴급 구조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5월 12일 첫번째 동계

특색농산물 '대외진출' 추진! 룡강 농산물 광동에 모습을 드러내

특색농산물 '대외진출' 추진! 룡강 농산물 광동에 모습을 드러내

5월 15일, 2024 빈곤퇴치지역 농부산물 생산판매련결행사가 광동성 혜주시 광동-향항-오문 경제권 록색농산물생산공급기지에서 개막되였다. 행사는 '832 플랫폼의 생산과 판매 련결 역할을 발휘하여 향촌의 전면적인 진흥을 추진하는데 조력하자'라는 주제로 중서부 22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