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국제시사
  • 작게
  • 원본
  • 크게

[터키] 대통령제 선택,3權 장악한 63세 에르도안, 최대 80세까지 사실상 '제왕'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4.18일 07:24
- 터키 개헌 국민투표 통과

법률에 준하는 행정명령권 갖고 대법관 13명 중 5명 임명 가능

새 헌법으로 10년간 대통령 한 후 2029년 早期대선 땐 5년 더 집권

부정투표 논란… 野 불복 움직임, 사형제 추진으로 유럽과도 갈등


"에르도안의 꿈이 이뤄졌다."

16일(현지 시각) 터키가 국민투표를 통해 정치 권력 구조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개헌안을 통과시키자 외신들은 "터키의 모든 권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3) 대통령 손에 들어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개헌안은 지난 10여 년 동안 터키의 모든 국가기관을 길들여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려던 에르도안의 숙원을 풀어줬다"고 했다.

국민투표로 개헌안이 통과된 16일(현지 시각) 에르도안(맨 오른쪽) 터키 대통령과 영부인 에미네 여사가 이스탄불에서 열린 개헌 찬성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에 따라 터키의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3년 공화국을 수립해 채택한 의원내각제는 94년 만에 막을 내렸고 대통령 권한은 막강해졌다. /EPA 연합뉴스

개헌안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쥐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정을 이끌어갈 모든 권한이 총리에게서 대통령에게 이양된다.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과 주요 인사를 임명하고,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진 행정명령의 입안·집행권을 갖게 된다.

CNN은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1회에 한해 중임(重任)할 수 있는데 새 헌법에 따른 대선이 2019년 실시되기 때문에 에르도안은 오는 2029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새 헌법은 대통령에게 조기 대선 실시 권한을 부여하고, 현직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해 이론적으론 임기 만료 직전 조기 대선을 시행하면 에르도안이 2034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이 행정뿐 아니라 입법·사법 영역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체계도 갖춰졌다. 현재는 대통령이 정당 대표 등을 맡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새 헌법은 이를 허용해 대통령이 정당을 지배할 수 있도록 했다. 대통령은 또 의회와 상의 없이 단독으로 의회를 해산할 수 있고, 국가비상사태 선포권도 갖게 됐다. 이와 함께 대법관 임명 권한 확대 등을 통해 사법부 영역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 민주화 프로젝트'의 하워드 아이젠스타트 교수는 "개헌으로 에르도안의 개인 권력이 놀랄 만큼 극대화됐다"며 "이는 터키 정치의 '견제와 균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개헌안 통과는 에르도안 개인의 인기와 국정 능력, 테러·이민 문제 등 주변 여건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에르도안은 2003~2014년 총리 재직 시절 터키 경제를 크게 발전시켜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그가 총리를 맡은 동안 1인당 GDP는 연평균 3.6%씩 늘어났고, 물가 상승률은 32%에서 9%로 떨어졌다. 에르도안은 또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슬람교 전통을 강조하고, 지방 소도시·저학력층을 공략하는 한편 외국과의 갈등을 부각시켜 보수·민족주의적 표심을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제왕적 대통령 시대가 되면 터키가 국내외적으로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공화인민당(CHP) 등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대적 불법이 자행됐다며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관위 날인이 없는 투표용지가 유효표로 처리되는 등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CHP 측은 "투표함의 37~60%에 문제가 있다"며 "250만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찬성표는 51.4%로 반대(48.6%)에 비해 불과 2.8%포인트 많았다. 작년 7월 군부 쿠데타 실패 이후 13만명을 숙청하고 4만5000명을 구속하는 등 반대파를 억압하는 것도 국내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유럽 등 서방세계와의 마찰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가 사형제를 부활시키지 못하면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럽연합과 독일·프랑스 등은 "터키가 사형제를 다시 도입하면 터키의EU 가입 추진은 완전 물 건너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각국 헌법재판 기구 협의체인 베니스위원회도 "새 헌법은 터키의 입헌 민주주의 전통에 역행하는 위험한 시도로, 전제주의와 1인 지배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에르도안은 국민투표를 통해 국정안정과 경제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겠지만, 결과는 그 반대일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80%
10대 0%
20대 0%
30대 40%
40대 0%
50대 40%
60대 0%
70대 0%
여성 2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2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에서는 2000년대를 강타한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출연했다. 이날 선예는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하며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고 해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남자친구 완전 애교쟁이" 이미주♥송범근 얘기에 '잇몸 만개'

"남자친구 완전 애교쟁이" 이미주♥송범근 얘기에 '잇몸 만개'

축구선수 송범근과 공개 열애중인 미주가 방송 중 '남자친구'에 대해 직접 언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놀면뭐하니?' 에서는 멤버들과 함께 봄소풍을 떠나는 모습이 전해졌다. 이날 유재석과 하하, 주우재, 이이경, 박진주는 미주를 향해 축하인사

"이정도면 공개열애" 블랙핑크 리사♥재벌2세, 공식석상 함께 등장?

"이정도면 공개열애" 블랙핑크 리사♥재벌2세, 공식석상 함께 등장?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그간 열애설 상대였던 프레데릭 아르노가 CEO로 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행사에 참석해 화제다. 이날 리사와 프레데릭 아르노는 행사 내내 서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세계 최

[우리의 명절과 기념일] 5.4 청년절의 유래와 의의

[우리의 명절과 기념일] 5.4 청년절의 유래와 의의

◇ 신기덕 5.4 청년절은 1919년 중국 반제국주의의 5.4운동에서 유래한 것으로 5.4 애국운동은 제국주의와 봉건주의를 철저히 반대하는 애국운동이자 중국 신민주주의 혁명의 시작이기도 하다. 1939년 섬감녕변구 서북청년구국련합회에서는 5월 4일을 중국 청년절로 규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