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가 드래프트 1순위 출신 유망주 투수를 울린 결승타로 화제가 됐다.
이대호는 지난 25일 세이부 라이온스와 원정경기에서 3-3 팽팽히 맞선 7회 1사 2·3루에서 세이부 우완 투수 오이시 다쓰야(24)의 2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142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완벽하게 갈라 놓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다. 이대호는 시즌 4번째 결승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의 4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타율은 2할9푼3리가 돼 초반 5경기서 20타수 6안타로 정확히 3할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3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대호의 이날 한 방이 더욱 화제가 된 것은 상대 투수가 바로 오이시이기 때문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이대호에 한 방을 맞고 데뷔 첫 패배를 당한 오이시의 멘트를 실어 보도할 정도로 관심을 나타냈다. 오이시는 2010년 실시된 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였던 유망주다.
와세다 대학 출신의 오이시는 지난 2010년 드래프트에서 '손수건 왕자' 사이토 유키(니혼햄)를 제치고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유망주. 6대1의 1순위 경쟁률을 뚫고 오이시를 지명한 세이부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이 만세를 부를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으로 1군에 없었고, 올해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대호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데뷔 2년 만에 첫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선발 히라노 마사미쓰에 이어 5회부터 구원등판한 오이시는 3이닝 3피안타 1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았지만, 고비에서 이대호를 넘지 못하며 데뷔 7경기 만에 첫 패전을 당했다. 오이시는 지난 3월 8일 오릭스와 연습경기에서도 이대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2군에 내려간 적도 있다. 이 홈런은 이대호의 일본 진출 후 첫 홈런이었다.
이날 오이시의 승부가 더욱 관심을 모은 건 1사 2·3루라는 상황도 한 몫 했다. 이날 이미 2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타격 감각이 좋은 4번타자 이대호와 승부를 고의4구 등으로 피할 수도 있었지만 정면승부를 벌이다 당했다.
일본 언론들은 "컨디션은 좋았지만 이대호에게 던진 공 하나가 후회된다. 확실하게 몸쪽으로 던지지 못하면 안 된다"는 오이시의 멘트를 전했다. 초구 143km 직구를 바깥쪽 낮은 쪽으로 뺀 오이시는 그러나 2구째 142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갔고, 바깥쪽에 강한 이대호의 배트에 제대로 걸려들고 말았다.
이대호는 "찬스였던 만큼 어떤 공인지 파악해 자신있게 치는 데 집중했다. 몰린 직구였고, 확실하게 쳐서 타점을 올리려 했다"고 말했다. 드래프트 1순위 최고 유망주를 울린 결정타로 이대호가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