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정자를 암컷의 체내로 보내는 곤충의 일반적인 교미 방식과 달리 수컷과 같은 생식기를 가진 암컷을 새롭게 발견한 일본인에게 올해의 이그노벨상 생물학상이 돌아갔다.
일본인이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11년 연속이다. '괴짜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유머과학잡지가 '기발하고 재미있는' 연구를 한 과학자들을 선정해 매년 노벨상 발표 한달 전에 시상한다.
NHK 등 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미국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학교에서 개최된 올해의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는 '수컷같은 생식기를 가진 암컷 곤충'을 발견한 요시자와 가즈노리(吉澤和徳·46) 홋카이도(北海道) 대학 부교수 등 4명의 연구진이 생물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요시자와 연구팀은 교미 시 성 역할이 바뀐 곤충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 곤충은 '다듬이벌레'의 일종으로, 연구진들이 브라질 동굴에서 발견해 '토리카헤차타테'라고 명명했다.
이 곤충의 교미법은 독특하다. 전체 길이 3㎜정도의 이 곤충은 암컷이 좁고 긴 생식기를 가지고 있다. 암컷은 교미 시 이 생식기를 수컷의 체내에 넣어 수컷의 정자와 영양분을 받아 수정한다. 교미 시간은 40~70시간이나 된다.
전 세계에 다듬이벌레는 약 5000종 있지만, 토리카헤차타테와 같이 교미 시 성 역할이 뒤바뀐 다듬이벌레는 브라질 동굴에 서식하는 4종 뿐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듬이벌레의 성 역할이 바뀐 게 영양분이 적은 동굴에 서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암컷이 교미 시 수컷에게서 받은 영양분에 의존해서 살기 때문에 오히려 교미에 적극 나서게 됐고, 이런 상황이 수컷과 암컷간의 역할에 변화를 일으키는 진화를 불러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이그노벨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대해 시상했다. 커피가 든 컵을 들고 뒤로 걸었을 때에 커피가 물결치는 움직임에 대해 연구한 한국인이 '유체역학상'을 수상했다.
'해부학상'은 남자가 나이가 들수록 귀가 커지는 이유를 연구한 영국인에게, '인식상'은 일란성 쌍둥이 대부분이 사진으로 자신을 구분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밝힌 이탈리아 연구진에게 돌아갔다.
'평화상'은 호주에 살던 원주민 아보리지니(Aboriginal Australians)가 일상적으로 목관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수면 시 무호흡증과 코골이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한 스위스 및 캐나다 등 연구진에게 돌아갔다. 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