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남 '대화의 조건' 거론…미국은 일단 단호거부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앵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평가되는 화성-15 도발 이후 북한 최고 수뇌부급에서 미국을 염두에 둔 '대화의 조건' 언급이 나왔습니다.
미국은 일단 언론를 통해 단호한 거부의 뜻을 전했습니다.
보도에 임혜준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방북한 러시아 하원의원 대표단을 통해 묘한 발언을 했습니다.
러측 방북 대표단의 일원인 비탈리 파신 의원은 방북 결과를 소개하면서 "화성-15형 발사 성공으로 이제 미국과 협상을 벌일 준비가 됐다"며 "다만,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아야만 협상에 나가겠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제재에도 핵과 미사일에 올인해온 북한이 계산된 발언이긴 하지만 대화의 조건을 언급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게 외교가의 시선입니다.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미국과 담판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전략적인 의도가 담겨있고…"
물론 미국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핵 보유국 인정'이라는 조건을 내건 것은 핵 프로그램의 고도화를 위한 '시간벌기용 작전'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미국은 예상대로 강한 거부의 뜻을 피력했습니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미국의소리방송에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뒤로 돌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대화 테이블로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남 위원장이 제시한 '대화 복귀' 조건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렇듯 대화 조건을 둘러싼 북미간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는 당분간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하지만 북한 최고수뇌부급 인사의 '대화 운운' 언급이 내포하는 외교적 의미는 좀더 긴 안목에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임혜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