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라바야(인도네시아), 허종호 기자] 페르세바야 수라바야가 멋진 응원 속에 상대 선수의 눈에 레이저를 쏘아 빈축을 샀다.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글로라 붕 또모 스타디움서 열린 페르세바야와 경기를 마지막으로 아시아 투어를 마감했다. QPR은 아델 타랍과 바비 자모라의 연속골에 힘입어 페르세바야를 2-1로 물리쳤다.
페르세바야는 경기 전부터 엄청난 응원을 선보이며 QPR을 주눅들게 했다. 페르세바야 팬들은 대부분 자신의 팀을 상징하는 녹색 옷을 입고 호흡을 맞춰 응원가를 불렀다.
특히 경기 시작 전 몸을 푸는 시간 도중 잠시 정전이 되자 라이터와 핸드폰 불빛을 켠 채 응원가를 부르며 멋진 장관을 연출했다. 홍염과 폭죽은 보조에 불과했다.
페르세바야 팬들의 응원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경기 시작부터 페르세바야가 거센 공격을 퍼부으며 QPR을 당황케 한 것. QPR은 페르세바야의 공격에 흔들렸고, 결국 전반 17분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아시아 투어에서의 첫 실점으로 예상치 못한 골을 허용했지만 QPR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빨리 전열을 가다듬어 금세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 25분 페르세바야 진영에서 파울을 얻어낸 것을 아델 타랍이 가볍게 성공시킨 것. QPR로서는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타랍이 페널티킥을 차기 전에 발생했다. 페르세바야 골대 뒤에서 응원하던 팬들이 타랍의 얼굴을 향해 레이저를 쏘아댄 것. 타랍은 눈에 레이저를 맞자 잠시 시력을 상실한 듯 고개를 저어댔다. 다행히 페널티킥을 넣는 데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한 기자는 "타랍이 레이저를 맞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상대 선수를 향해 레이저를 쏘는 장면이 흔하게 연출된다. 아쉽지만 관중들이 타랍의 눈에 레이저를 쏜 것이 맞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페르세바야 관중들은 수준 높은 응원으로 경기장을 찾은 이들로 하여금 큰 재미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응원하는 선수들이 중요한 만큼 상대 선수들도 중요하다는 의식을 갖추지 못해 옥에 티를 남겼다. 이로 인해 QPR 선수들은 페르세바야 선수 11명 외에도 경기 내내 쏟아지는 레이저 세례와 싸워야 했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