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진 (연길시공원소학교 3학년 3반)
(흑룡강신문=하얼빈)눈 깜짝할 사이에 국경절 련휴 마지막 날이 되였다. 엄마와 둘이서 한창 중국 녀자배구경기를 흥이 나서 보고 있는데 엄마의 핸드폰이 “딩동!” 하고 울렸다.
핸드폰을 들여다보시던 엄마는 “은진아, 학교에서 래일 도시락을 사오라는구나.” 하시면서 그렇게 좋아하는 배구경기도 안보시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한참동안 덜커덩 덜커덩 하면서 무언가를 찾던 엄마는 “도시락통이 없어서 어쩌지? 반찬은 무엇으로 할가?” 하시면서 계속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그러시더니 노란 과일통을 들고 나와서는 “은진아, 하루만 여기에다 갖고 가면 안돼? 안되면 엄마가 금방 마트에 가서 도시락통을 사갖고 올게.” 하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텔레비죤을 보았다. 이렇게 안절부절하는 엄마의 모습은 처음이다. 나는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왜 저러시지? 선생님께서 부모님들한테 어려운 숙제를 내셨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현관문이 덜컹 열리더니 아빠가 돌아오셨다.
시계를 쳐다보시던 엄마는 “웬 일로 이렇게 빨리 왔어요?” 하면서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딸이 처음으로 도시락을 사가는데 래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지. 당신이 만드는 계란말이는 옆구리가 터져서 안돼. 이 아빠가 우리 딸을 위해 솜씨를 발휘해야지.”라고 하셨다. 엄마는 “호호호” 웃으시면서 “당신이 도시락을 산다고요? 그럼 아빠가 계란말이 하고 엄마가 소고기 볶음을 할게요.” 하셨다.
이튿날 아침, 나는 아빠가 해주신 노란 계란말이와 엄마표 소고기 볶음 도시락을 들고 학교로 향했다.
부모님께서 정성들여 만드신 사랑의 도시락은 너무나 맛있었다. 나는 밥알 한알도 남기지 않고 도시락을 깨끗하게 비웠다.
/지도교원: 김홍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