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경(훈춘시제1실험소학교 4학년 3반)
(흑룡강신문=하얼빈)추석날 아침에 나는 벽에 걸려있는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았다. 둥근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 꾹 다문 입술과 주름 깊은 이마의 할아버지는 인자하게 나를 내려다 보고 계셨다.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느라니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있은 일이 떠오른다.
그 날은 추석이였다. 아침에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월병을 하나 주면서 말씀하셨다.
“왜 월병을 둥글게 만드는지 아니?”
“모르겠는데요.”
항상 말수 적은 할아버지의 뜻밖의 물음이였다.
“둥글다는 뜻은 사이 좋으라는 거야. 허허.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서로 의좋게 지내라는 뜻이지.”
“아, 그렇군요. 호호호.”
난 월병을 먹으며 이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나는 그 날 왜 그랬던지 친구의 별명을 불렀다. 결국 우린 티각태각 싸웠다. 싸움 끝에 선생님에게 불리워 가서 비평을 받았다.
추석날 저녁에 나는 할아버지의 손목을 잡고 추석달을 구경했다. 추석달은 둥글고 밝기도 했다.
할아버지가 물었다.
“저 추석달은 왜 저렇게 둥글가?”
“모르겠는데요.”
“그건 가족이 화목하고 온 지구촌이 전쟁이 없이 평화롭게 살라는 뜻에서 둥근거야. 허허.”
할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전쟁 때문에 부모를 잃은 고아들, 불구자가 되고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매일 두려움에 떠는 어린이들이 생각났다. 할아버지의 말씀 대로 이 세상이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지상락원이 되였으면 얼마나 좋을가.
나는 할아버지의 사진을 오래도록 들여다 보았다.
할아버지는 사진 속에서 나와 웃고 계셨다. 마치 례모가 있고 포부가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지도교원: 김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