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 상처 치유 메커니즘 모방해 만든 밴드.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인간 배아를 모방한 반창고(밴드)를 개발했다. 동물 실험 결과 기존 밴드와 비교했을 때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빠르고 가격도 저렴해 임상시험을 통과할 경우 다양한 상처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버드대와 캐나다 맥길대 공동 연구진은 배아가 아무는 과정을 모방한 밴드를 개발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일반 밴드보다 5일 가량 상처가 아무는 속도가 빠른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세포에 상처가 생기면 '각질형성세포(keratinocyte)'가 상처 부위를 감싸면서 상처가 아문다. 하지만 정자와 난자가 합쳐진 수정란이 발달한 배아에 상처가 생기면 '액틴'이라는 단백질이 상처 가장자리를 오므리면서 마치 '쌈지봉합(구멍 뚫린 조직 주위를 봉합하고 실을 잡아당겨 구멍을 막는 봉합법)' 하듯 상처가 치유된다. 배아에 난 상처는 일반 세포와 비교했을 때 회복 속도가 빠르다.
연구진은 이를 모방하기 위해 해조류에서 '알긴산염'이라는 젤과 같은 물질을 추출했다. 또 알긴산염이 열에 반응해 수축이 되도록 온도에 민감한 '폴리머'를 혼합했다. 인간 피부 표면 온도가 37도인데 상처가 난 부분의 온도는 이보다 조금 낮다. 이 폴리머가 상처가 나서 온도가 피부 표면보다 약간 떨어진 곳에 있으면 수축하면서 상처의 가장자리를 오므리게 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피부에 잘 달라붙도록 하기 위해 바다에 존재하는 '키토산'이라는 물질을 첨가했다. 조개의 딱딱한 외골격에서 발견되는 키토산은 잘 달라붙는 성질을 갖고 있어 지혈제 등에 활용돼 왔다. 이후 이 밴드에 향균성을 추가하기 위해 은나노입자를 넣어줬다. 연구진은 학술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온도에 민감한 소재가 상처를 오므리고, 은나노입자가 세균을 없애준다"며 "기존 밴드가 수동적인 치료를 했다면 이 밴드는 능동적으로 상처를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