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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유적지 답사 실기(12) 그 산 그 강은 기억하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7.31일 14:26
합니하, 삼원포에서 신흥의 흔적을 찾다(중)

김창영

다음 목적지는 류하현 고산자진 대두자촌에 있는 신흥강습소 유적지다. 일행은 일단 광화진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전정혁 주임은 이전 답사에 들린 적 있는 식당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지방으로 자주 내려가다 보면 자연히 그 지방 특색의 음식을 고집하게 되는데 이날은 특별했다. 전정혁 주임이 주문한 전병, 계란찜, 물고기 등 료리 외에 당지 특산물인 기름개구리 료리가 올라온 것이다. 알고 보니 이번 답사에 동행한 조선족혁명군 부사령 박대호의 손자인 박홍민씨가 어느 사이 식당 옆 골목시장에 들렸다가 기름개구리를 발견하고 일행에게 몸보신 시켜준다며 호주머니를 털었던 것이다. 나는 고향이 집안으로 기름개구리가 익숙하나 일행중 처음으로 대하는 분도 있어서 아주 인상적이였다.

통화현 광화진과 류하현 고산자진은 령 하나를 사이두고 린접해 있는데 한시간 미만의 거리였다. 대두자촌에 도착하여 전정혁 주임의 안내로 마을에서 200여터 떨어진 신흥무관학교 옛터를 찾았는데 그 흔적을 꼬물만큼도 찾을 길 없는 옥수수밭이였다. 다행히 혼자, 혹은 한국의 력사학자들과 수차 답습을 다녀간 전정혁 주임은 학교의 구체 위치를 상세히 알고 있었다. 일행은 전정혁 주임으로부터 신흥무관학교의 기본 상황을 소개받았다.



신흥문관학교의 전신은 1910년 류하현 삼원포에서 창설된 "신흥강습소"였다. 그후 망명 지사들이 통화 합니하로 이전하여 이곳을 제2의 독립운동기지로 삼으면서 "신흥학교"로 개칭했다. 학교 이름은 "신흥"이라 한 것은 신민회의 "신"(新)자와 구국투쟁이 흥기하라는 의미를 살린 "흥"(興)자를 붙인 것이였다. 신흥학교는 본과와 특별과를 두었다. 본과는 4년제의 중학과정이였고 특별과는 3개월 또는 6개월 기간의 무관 양성을 위한 속성과였다. 본과에서는 일반 중학 과정에 무관교육을 겸하는 신교육을 실시하였다. 그 당시 교육에 대하여 본과 3기 입학생으로 생도반장을 지내고 신흥무관학교 교관을 지낸 원병상(元秉常)씨는 "신흥무관학교"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새벽 6시, 기상 나팔소리에 학생들은 일제히 일어나 내무반을 정리한 다음 복장을 갖추고 각반을 차고서 운동장으로 뛰여나가 인원 점호를 하고 보건체조를 한다. 눈바람이 살을 에는 듯한 혹한에도 아침마다 윤기섭 교감은 풀모자를 쓰고 홀옷을 입고 나와서 학생들을 지도했다. 제조가 끝나면 청소와 세면, 이어서 식사 시간이였다. 주식은 열에 뜨고 좀먹은 좁쌀이라 솥뚜껑을 열면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런 렬악한 환경이지만 교직원들은 보수도 없이 오직 열정으로 생도들을 가르쳤다. 생도들도 주린 배를 졸라매고 매일 맹훈련을 계속했다. 여기에는 영예도 공명도 불평 불만도 있을 수 없었다. 오직 희생정신으로 일사보국(一死報國)의 일념뿐이였다. 식사가 끝나면 집합 나팔소리에 조례가 시작되였다. 애국가와 교가를 앞산 뒷산이 마주 울리도록 우렁차게 부르고 나면 여준 교장선생이 단상에 올라서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망국의 한을 울부짖었다.

윤기섭 교감은 생도를 지도함에 '만일 누가 한쪽 눈이 없는 단점이 있다면 그 사람을 지적해 말할 때 한쪽 눈이 있는 사람이라고 그 장점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이 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들의 언행은 다만 애국 일념에서 나온 것으로 그때의 감명은 내 마음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1919년, 일본 륙사 출신의 이청천과 김광서 선생이 최신 병서와 군용지도를 지니고 신흥학교를 찾아왔고 입학생도 날로 증가되였다. 그해 5월 3일(음력) 신흥무관학교 개편 개교식을 정식으로 진행하였다. 신흥무관학교는 1기 학생수가 600여명에 달했다. 한반도에서 일제에 불만을 품은 수많은 애국청년들이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오는 것이 대부분 신흥무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신흥학교가 신흥무관학교로 발전하면서 류하현 고산자에는 2년제 고등군사반을 두어 고급 간부를 양성했고, 통화현 합니하, 칠도구, 쾌다모자 등 지에는 분교를 두어 초등군사반을 편성, 3개월간의 일반 훈련과 6개월간의 후보 훈련을 진행했다.

1920년 초, 신흥무관학교는 개교 후 가장 전성기를 누렸다. 신흥무관학교의 졸업생들은 숭고한 멸사보국의 정신으로 무장되여 당당한 항일독립전사가 되였다. 1920년의 청산리전투, 림시정부의 광복군과 의렬단의 주역이 이들이였다. 이들은 또한 독립운동 군자금 모금, 독립군 사관생 모집 등 활동을 전개하는 등 구국대렬에 주저없이 몸을 던졌다. 1920년 7월, 일제와 당지 관헌의 압력에 못이겨 안도현 삼림지역으로 이동하기까지 신흥무관학교는 3천 500여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양성하였다.

언제부턴가 불가항력적으로 옥수수밭으로 변했을 지언정 한민족의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한페지를 차지하는 신흥무관학교의 유적지를 바로보고 있노라니 석주 이상룡의 아들 이준형이 작사한 신흥무관학교 교가가 방불히 들리는듯 하였다.

서북으로 흑룡태원 남의 영절의

여러 만만 헌헌 자손 업어 기르고

동해섬 중 어린 것들 품에다 품어

젖먹여 길러준 이가 누구뇨

우리 우리 배달 나라의

우리 우리 조상들이라

그대 가슴 끓는 피가 우리 핏줄에

좔좔좔 물결치며 돈다

장백산밑 비단같은 만리 락원은

반만년동안 피로 지킨 옛집이어늘

남의 자식 놀이터로 내여맡기고

종설음 받는 이 누구뇨

우리 우리 배달 나라의

우리 우리 자손들이라

가슴 치고 눈물 뿌려 통곡하여라

지옥의 쇳문이 온다

——’신흥무관학교 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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