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여 (녕안시조선족소학교4학년1반)
(흑룡강신문=하얼빈)선생님과 함께 심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서 선생님께서는 창밖을 한참 바라보시더니 나를 보고 말했습니다.
“자여야, 저 창밖의 밭을 봐라. 바짝 말랐지? 어떻게 하면 농부아저씨들이 기뻐하가?”
“밭이 말랐으니까 비가 오면 좋아하겠죠.”
“그렇지. 그래서 때를 맞추어 비가 내리는 거란다. 곡식이 잘자라 풍년이 들어라고 알맞춤하게 내리는 비는 단비이지.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농민들을 생각하는 단비처럼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엄마의 외동딸로, 할머니의 보배둥이 손녀로 자라면서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나밖에 몰랐던 나의 마음도 저 밭처럼 바싹 말라있는 것 같았다. 다리 아픈 할머니가 나를 따라다니며 고생하는 것을 응당한 일로, 연필심이 끊어져 쓰지 못할 때 친구가 건네주는 연필은 응당한 것으로 여겼다.
남한테는 한방울의 물도 주지 않으면서 남들한테서는 한초롱의 물을 요구했던 것 같다. 나만 편하고 나만 기분이 좋고 나만 즐거우면 되는 줄 알았다. 하나둘씩 내 곁에서 떨어져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친구한테 너무 무리하게 행동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이제라도 나의 메마른 마음 속에도 보슬비가 촉촉히 내리도록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련다.
/지도교원: 김옥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