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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34] 청소 안 하는 여자

[모이자] | 발행시간: 2019.09.02일 17:00
내가 성공한 CEO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잠시 쉬는 짬도 아까울 정도로 다리품을 팔아가며 ‘정직한 땀’을 흘렸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빚을 내며 하루하루 고비를 넘기던 최악의 상황에서도 힘들다고 엄살 피우지 않았다. 아웃사이더의 근성, 오기와 투지가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주는 튼튼한 뿌리였던 셈이다. 남보다 일찍 출근하고 남보다 늦게 퇴근하는 생활이 이어졌다.

1년 매출액이 300억이 되어도 내 삶이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짠순이 아줌마다. 시장에서 떨이 3,000원짜리 셔츠를 사 입고, 아이들 옷도 사주는 법이 없다. 나는 아이들이 ‘우리 집은 부자니까 이 정도는 살 수 있어’라는 특권 의식을 갖게 될까봐 항상 경계된다.

회사가 주는 월급만큼만 일해서는 성공할 수 없었다. 이렇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기회가 올 것 같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한시라도 빨리 그리고 많이 배워야 했다. 빠른 시간 안에 내가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하고 싶었다.

나는 유대인 사장 밑에 있는 동안 지독한 여자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사업에 있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첫째, 현금 거래를 원칙으로 한다. 둘째, 실력으로 거래한다. 셋째,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들과 일한다. 넷째, 신용은 확실히 지킨다. 다섯째, 고객들과 신뢰를 쌓는다.

내가 말할 때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짓던 남자들 앞에서 나는 속으로 ‘당신 때문에라도 반드시 성공할 거야’라고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길거리에 나앉는 일이 있어도 내 스스로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있을 수 없었다.

몇 번을 만나도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유독 강한 인상을 남기는 상대가 있다. 바로 자신의 진심을 전할 줄 아는 사람이다. 프로는 프로를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또한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는 말도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녀는 멋진 프로였고, 나 역시 프로였으므로 우리는 서로를 알아본 것이다. 프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건다. 모든 것을 건다는 건 이제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내가 선택한 단 한 가지, 그걸 위해 끝까지 질주하는 게 프로의 세계다. 그러므로 아마추어는 결코 프로를 이길 수 없다.

내 창의력의 근원도 무수한 책읽기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또래 친구들보다 많은 양의 독서를 했다. 집에 간식거리는 떨어져도 책만큼은 가득했다. 그 결과 독창적인 사로를 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독창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면 생활이 훨씬 윤택해진다. 사업하는 동안 내 마음 속에는 늘 ‘언제든 길바닥에 나앉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언제든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공존했다.

발레리나 강수진은 하루 열여덟 시간을 1년에 1,000여 켤레의 토슈즈가 닳도록 피나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의 발은 희귀병을 앓는 사람처럼 기형으로 변했다고 하니 그녀가 왜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인정받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예비 신부들이 와서 중고 웨딩드레스를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사서 입는다고 한다. 스웨덴에서는 할머니가 쓰던 장난감을 손녀가 사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일본도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살림도구를 며느리가 고스란히 물려받아 사용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내가 꿈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20대 내 청춘을 바쳤던 꿈, 30대 내 열정을 바쳤던 꿈, 그리고 마흔의 꿈, 꿈꾸는 사람은 쉽게 늙지 않는다.

나는 격렬하면서도 부드럽게 내 삶을 연주하는 멋진 지휘자가 되고 싶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몸으로도 몇십 명의 악단을 힘차게 이끄는 노년의 지휘자. 그의 모습은 얼마나 황홀한가.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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