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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로봇 두뇌, 스마트폰만 못한 이유

[기타] | 발행시간: 2012.08.06일 00:00
8월6일 낮, 오랜만에 한바탕 우주쇼가 펼쳐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를 쏜 것이다. 이 로봇을 발사하는 데엔 언제나 그렇듯 최신 기술이 투입됐다. 일단은 이 무겁고 큼직한 로봇을 화성 지표면에 내려놓는 것부터가 큰 일이다.

길이 3m, 무게 900kg으로 경차 1대 크기의 큐리오시티는 화성에서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를 살핀다. 탄소, 질소, 산소, 인, 황 등이 있는지 따지기 위해 토양과 암석을 채취하는 장비 그리고 3D 촬영을 할 수있는 200만화소 카메라를 갖추고 있다. 암석을 자르고 속을 꿰뚫어볼 X선 촬영 장비도 들어가 있다.

이 최첨단 로봇의 두뇌는 의외로 소박하다. CPU는 IBM의 RAD750 프로세서를 쓴다. 이는 오래 전 매킨토시에도 들어갔던 파워 PC 750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설계된 제품으로, 150nm 공정으로 1천만개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200MHz로 작동한다. 연산 능력은 400MIPS 수준이다. 요즘 1.6GHz 아톰 프로세서가 3300MIPS의 연산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해도 한참 뒤떨어진다.

IBM이 최근 5.5GHz로 작동하는 메인프레임용 파워PC 프로세서를 내놓은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프로세서지만, 사실 이 정도면 우주에 쏘는 장치에 들어가는 것으로는 뛰어난 성능이다. 여기에 256MB 메인메모리와 2GB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가 들어간다. 주머니 속에 하나씩 들어 있는 스마트폰만도 못한 하드웨어가 들어가는 것이다. 따져보면 10년도 더 된 PC의 성능이다.

근래 NASA가 발사한 우주 탐사 로봇들을 살펴보면 더 가관이다. 2004년에 화성에 쏜 ‘스피릿(spirit)’이 20MHz IBM RAD6000 프로세서에 128MB 메모리, 256MB 스토피리지를 품었고 1997년 소저너(sojourner)에는 100kHz의 인텔 80C85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탔던 소유즈 우주선의 컴퓨터 ‘아르곤16’도 5Hz 프로세서로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이렇게 요즘 컴퓨터와 비교해 한참 느린 컴퓨터가 들어가는 이유는 뭘까.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RAD750 프로세서는 11년 전인 2001년에 개발을 마친 프로세서다. 공기부터 기압, 진동 등 여러 거친 환경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고 작동하려면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연산을 하는 장치들이 우선적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 RAD750은 5W의 낮은 전력으로 작동하되 영하 55도부터 125도까지 환경에서 문제 없이 작동한다. 파워 PC 프로세서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RAD750 역시 10여년 이상 여러 분야에 적용되면서 안정성을 인정받았기에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운영체제 역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윈드리버의 Vx웍스(VxWorks)를 깔아 쓴다. Vx웍스는 64비트 커널에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돼 있다. 이 역시 성능보다도 안정성이 절대적인 요소다. 화성 한 가운데에서 멈춰버리는 일은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OS는 에어버스 A400M 군용 수송기, 아파치 롱보우 헬기, BMW의 i드라이브 등에도 쓰이고 있다.

이렇게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텔이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설계할 때는 최신 아키텍처를 PC, 노트북 등 다양한 플랫폼에 먼저 투입, 검증한 뒤 1년이 훌쩍 지나서야 비로소 제조에 들어간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들 역시 3년 이상 지난 플랫폼으로 안정성에 확신이 선 뒤에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다. 한번 쏘는 데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우주선과 우주 탐사 로봇에 빠른 컴퓨터보다 느리고 안전한 10년 전 플랫폼이 들어가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블로터닷넷 최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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