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1.6km 이동 190Gb 자료 보내
미국 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6일 착륙 1주년을 맞는다.
화성의 적도 부근 게일 분화구에 안착한 ‘움직이는 연구소’ 큐리오시티는 1년 동안 다양한 정보를 지구로 보내 화성 유인탐사의 길을 닦았다. 큐리오시티는 이제까지 3만6700개의 이미지와 3만5000개의 압축이미지를 전송했다. 이는 MP3파일로 4만56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190Gb(기가비트) 크기다. 또한 화성표면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7만5000번 이상 레이저를 쏘았으며, 흙과 암석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고 항공우주국은 밝혔다.
큐리오시티의 목표는 과거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류가 앞으로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큐리오시티는 ‘가능성이 있다’는 대답을 내놨다. 큐리오시티가 착륙한 지점에서 과거 물이 흐른 흔적이 발견되고, 분석한 암석에서는 생명체의 전제조건인 수소, 탄소, 산소가 검출됐다. 고대 화성에 흐른 물이 생명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산성이거나 소금기가 많지 않다는 분석결과도 내놨다. 화성의 방사선 수준이 예상보다 낮다는 사실도 측정했다.
큐리오시티는 예정 임무 수행 기간인 23개월의 절반을 썼다. 하지만 한 달 전까지 착륙지점 주위만 탐사한 탓에 실제 이동거리는 58m에 불과했다. 4주 전부터 착륙지점에서 약 8㎞ 떨어진 최종 목적지인 샤프산 정상(5470m)을 향하고 있는 큐리오시티는 현재까지 1.6㎞를 이동했다. 과학자들은 이 산의 퇴적층을 분석하면 화성의 변화 과정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찰스 볼든 항공우주국장은 “큐리오시티 탐사가 성공해야 앞으로 사람을 화성이나 소행성에 보내는 심화된 탐사를 할 수 있다”면서 “큐리오시티가 남긴 바퀴자국이 훗날 사람의 발자국으로 바뀔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항공우주국은 2020년 큐리오시티 2호를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유럽연합과 러시아의 합작 로봇 엑소마르스도 2018년 발사될 예정이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