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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도 안하면 음식 공짜” 일본 식당서 묵식 류행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1.02.04일 14:02
  “묵식 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우동집의 한 켠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있다. ‘묵식’, 즉 침묵 속에서 밥만 먹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가게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한 가운데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소리만 들린다. 손님들은 벽을 바라보고 혼자서 식사를 하거나, 함께 온 사람이 있어도 대화는 하지 않고 묵묵히 우동을 먹는 데에만 집중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의 음식점에선 묵식이 확산하고 있다. 식사 도중 침방울이 튀는 것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자영업자들이 마련한 자구책이다.

  처음 ‘묵식’ 아이디어를 낸 것은 후쿠오카시의 카레집 사장 미쓰지 시노부씨였다. 지난 13일 후쿠오카현 등에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음식점을 지목했다. 동시에 오후 8시 영업시간 단축 요청도 내려왔다.

  가뜩이나 외식하는 사람도 줄고 있는데, 음식점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걸 참을 수가 없었던 미쓰지씨는 ‘특단의 대책’을 떠올렸다. 이미 가게에 “마스크를 내렸을 땐 대화를 삼가세요”라고 적힌 포스터를 붙여두긴 했지만 보다 짧고 강력한 단어가 필요했다.

  그때 ‘묵식’을 떠올렸다. 미쓰지씨는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묵식’은 강력한 단어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반감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손님과 종업원 모두를 코로나19로부터 지키기 위한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묵식이라는 두 글자의 힘은 컸다. 손님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묵식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심하고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다. 묵식이 한 지역방송에서 소개된 뒤로는 전국에서 같은 고민에 빠졌던 식당 주인들도 “나도 묵식을 하겠다”고 나섰다. 현재는 도쿄, 홋카이도, 교토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교토시에선 아예 관광협회 홈페이지에 ‘묵식 안내문'을 올려두고, 음식점과 숙박시설 등에 리용을 권장하고 있다. 현지 신문은 “교토시에선 묵식이 새로운 매너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의 햄버거 전문점에서 묵식을 경험한 한 손님은 “대화하는 즐거움은 적어졌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점점 코로나19가 퍼질 텐데, 어쩔 수 없지 않나.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학생 손님은 “주변의 시선 때문에 침묵하는 게 아니라 가게에서 분명하게 대화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

  이밖에 아예 ‘무언(无言)식’을 권하는 식당도 나왔다. 도쿄 추후시 불고기집 에선 지난 8일부터 식사 중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 1000엔(약 60원)짜리 고기 한 접시를 공짜로 주는 ‘무언 챌린지’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11팀이 도전해 10팀이 성공했다. 실패한 손님은 혼자 온 손님이였는데, 고기를 굽던 중 ‘고독’을 참지 못하고 “죄송하다. 더 이상은 무리다”라며 결국 가게 종업원에게 말을 걸었다고 한다.

  해당 불고기집 사장은 인터뷰에서 “공짜 고기를 받아서 좋아하는 경우보다는 ‘무언’에 도전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손님이 많다”면서 “말을 하지 않는 대신 메신저를 리용해 대화하면서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한편, 묵식 아이디어는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공중목욕탕에선 목욕 대신 묵욕(默浴)을 권하고 있다. 헬스장에선 ‘묵트레이닝’을 실시하는 곳도 늘고 있다.

  후쿠오카현의 한 온천시설 관계자는 “온천에 들어가거나, 사우나를 리용할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묵욕’ 안내문을 붙인 뒤로는 대화를 거의 안 한다”고 말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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