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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과 해체의 딜레마에 빠진 조선족사회/황유복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0.01.20일 10:09
황유복 중앙민족대학 민족학과 교수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중국 조선족사회는 미증유의 충격을 받으면서 80년대에 이루어진 농민들의 도시진출을 경험하게 된다. 중국 조선족 농민들은 전통적으로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수전 농사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수원이 충족한 양질의 땅을 적당한 규모로 경작해왔다. 개혁개방을 맞이하면서 그들은 상품경제 시대에서는 제한된 땅에서 얻는 수확으로 도저히 더 잘살 수 있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수많은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진출하게 되었다.

도시진출 농민들이 초기에 제일 많이 선택한 생업이 김치장사인데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그 대신 그들을 상대적으로 집중시키지 못하고 보다 넓은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김치장사로 번 돈은 대부 분 식당업으로 재투자되지만 그 외에 단순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에 투자되는 경우도 있었다.

1992년 중한수교가 이루어짐에 따라 조선족 사회는 새로운 기회를 접하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던 마을들을 떠나 부(富)를 찾아 나섰고 한국 경제인들의 중국진출 붐에 따라 조선족들은 북경, 천진, 심양, 대련, 청도, 상해, 광주 등 연해개발지역으로 진출하게 된다. 그들은 주로 한국관련 회사나 공장의 노동자, 회사직원으로 취직되거나 한국인을 상대하는 유흥업소, 여행사 등 서비스업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90년대의 또 다른 추세는 한국 노무의 붐이었다. 수많은 농민들이 "코리안 드림"의 유혹에 끌러 한국으로 몰려가게 되었다. 그러나 불법체류 외국인 노무자가 사회문제로 비화되자 조선족들의 한국입국은 점점 어려워지게 되었고 그들 노무 희망자들은 미화 6천 달러에서 1만 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노무 중개업자들에게 지불하면서 "기회의 나라"에 입국하기 위해 온 가족의 생계와 심지어 그들의 사활을 내 건 "도박"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악덕 브로커들의 사기가 빈발하면서 90년대 후반기에 한국과 조선족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노무사기 사건들이 속출했다.

"코리안 드림"으로 시작된 조선족 사회의 한국노무 봄이 여성들의 한국으로 시집가기 붐으로 이어지면서 2000년 말 현재, 약 6만 명의 조선족 여자들이 한국으로 시집갔는데 그것은 중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아들딸 낳아 조선족 공동체를 유지해 가야 하는 조선족 여성 3명 중 1명이 한국으로 가 버렸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중국조선족 출산인구는 급 하강선을 타게 되어 1999년 말 현재,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조선족 신생아 출산 수는 1989년의 1/4밖에 안 되는 3,800명이였다.

조선족 사회가 전통적인 농업경제를 탈피하고 도시경제에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우선 일인당 평균 경제수입의 증가를 실현할 수 있었다. 조선족 전체의 경제수입 실태를 추출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러나 개별지역 통계에서 우리는 그 전반을 감지할 수 있다. 례를 들면 2006년, 연변자치주에서 외국에 노무나간 사람들이 연변에 부쳐온 돈은 10억 달러에 육박했고 휴대해 들여온 돈까지 합치면 20억으로 추산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수입의 증가를 실현하기 위해 조선족사회는 많은 귀중한 것들을 상실하게 되었다. "조선족의 문화영토"로 인정되던 조선족 마을의 空洞化와 해체, 그리고 그에 따르는 조선민족학교의 폐쇄, 민족 정체성의 혼돈, 그리고 민족공동체의 존망과 직결되어 있는 전통적 가치관을 잃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중국조선족 사회는 지금 민족교육체계의 붕괴, 민족문화영토의 상실, 출산인구의 기하급수적 감소 등 여러 가지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사회는 발전과 해체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개혁개방이래 중국 조선족은 전통적인 거주지역인 동북 3성을 떠나 중국의 연해지역 대도시로 대거 진출하게 된다. 현재 중국 조선족의 거주판도는 동북 3성 대도시에 40여만 명, 현, 시 이하 농촌에 45여만 명 그리고 중국 동남연해지역에 60만 여명으로 이루어져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중국 도시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중심지역은 1) 심천,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화남지역, 2) 상해 등도시를 아우르는 양자강하류지역, 3) 북경, 천진을 중심으로 하는 화북지역, 4) 심양, 대련, 장춘, 길림, 하얼빈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지역, 5) 청도, 제남을 중심으로 하는 황하중하류지역이다. 조선족들은 이러한 중국의 경제발전을 주도해 가는 지역이자 또한 5만개 이상의 한국회사와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는 지역에 진출해있다.

그리고 조선족의 해외진출도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법무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5년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조선족인구수가 23만 여명이었는데 2007년 초부터 방문취업제를 실시함에 따라 지금은 한국진출 조선족인구가 30만을 헤아린다. 그 외에도 일본에 8만 여명, 러시아에 5만 여명이 진출해 있으며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호주, 남미 등 지역에 진출한 조선족까지 합치면 50만 명을 넘어섰다.

때문에 현제의 중국 조선족출산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해외진출의 증가로 7~8년 후에는 중국거주 조선족 인구가 100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 대신 중국정부가 2005년 말부터 중국체류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현제 80여만 명의 한국인들이 중국에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조선족인구가 100만으로 줄어들 때 중국체류 한국인은 100만으로 증가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그 때가 되면 재중 조선족과 재중 한국인 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재중 코리안 사회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2006년부터 시작된 중국 제11차 5개년 계획의 청사진에 따르면 도시화는 “전면적 소강사회의 실현”과 현대화 발전을 실현하는 중대한 전략으로 채택되어 지금은 중국대륙의 현대화 발전의 거대한 흐름으로 되어 있다. 다행히 우리 민족은 다른 어느 소수민족보다 재빨리 도시화 과정에 참여했고 중국의 평균 수준보다 높은 도시화 수준을 이룩하였다. 조선족은 개혁개방이후 도시진출 민족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민족으로 집계된다. 중국에 30개 소수민족 자치주가 있는데 이 가운데 연변조선족자치주는 봉급수준이 가장 낮지만 개인 저축은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족의 도시화 과정에는 해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중국에서 조선족이 가장 먼저 도시화를 실현한 민족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밝은 현실은 아니다.

급격히 변모하는 조선족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과제 역시 부단히 변하고 있으며 또 외적, 내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모색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바라고 있다. 돈은 좀 벌었지만 조선족 사회는 무너져 버린다는 미래상은 그 어느 하나도 바람직한 것 이 아니다. 여러 가지 문제들 가운데서 우선 사회와 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핵심적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 나가야 한다.

중국 조선족기업의 기본 특징은 아직도 대부분 기업들이 요식업, 유흥업, 여행사 등 단순서비스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는 연간 4000만 달러의 이익을 창출하는 슈퍼 요식체인업체 (예를 들면 북경한라산 요식체인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윤마진이 빈약한 상태이다. 이들 기업들은 제한된 지역에서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족 기업 간의 소모적 경쟁이 빈발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중국진출 한국기업과 밀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본, 기술, 상품, 경영노하우, 비즈니스 모델 등, 많은 조선족 기업들이 자체의 생존공간을 한국인이나 한국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시각을 바꾸어 보면 스스로 자체의 발전공간을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조선족은 다른 민족 못지않게 일찍 시장경제체제에 뛰어들었고 또한 이중, 삼중 언어의 우세도 있지만 중국 500대기업 서열에 든 조선족 기업도 없고 상장기업도 없다. 기타 소수민족은 있는데 조선족은 없다. 그들은 언어의 우세도 없고 해외관계도 없는 상황에서 ⟪중국 돈⟫버는데 전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온 세계적인 경제 불황속에서 이제 조선족 기업인들은 자기들의 생존공간을 한국관련 기업으로 제한시킨 현실을 극복하고 자체적 발전공간과 미래의 진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근 미국의 권위경제지⟪포브스(FOBES)⟫가 선정한 재부서열에서 중국의 억대부자들 수가 미국다음으로 세계 제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돈이 가장 많은 10대부자들 중에 6명이 부동산업자들이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땅장사를 하는⟪대지주(大地主)⟫들이었다. 중국 부자서열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는 杨惠妍은 26세의 여성이지만 중국정부 다음가는 땅의 소유자이다. 2007년 10월 1일 신화통신사가 보도한데 따르면 그녀가 소유한 땅은 4500만 평방미트에 달하는데 20여년 개발할 수 있는 땅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녀의 재산은 1 215억 원이다.

미국의 갑부 빌 게이츠나, 일본의 갑부 손정희는 IT산업, 즉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하이테크산업으로 돈을 벌었다. 그러나 중국의 갑부는 기술함량이 낮은 땅장사로 재부를 축적했다. 이것도 ⟪중국특색⟫이라면 특색이다. 중국 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조선족기업인들은 우선 형제민족기업인들과 같이 ⟪중국특색⟫에 따라 ⟪중국 돈⟫을 벌어야한다. 현제 중국에서 비교적 성공한 조선족기업가들 중 대부분은 조선족사회에서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기타민족들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다음 글로벌경쟁시대에 있어서 자신들만의 우세와, 다른 민족 집단이 대체할 수 없는 특수한 역사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자각해야 한다. 조선족 기업들은 한국계기업들과 차별화된 ⟪중국특색⟫의 기업발전공간을 개척하는 동시에 한국계기업들과 생존을 함께하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면서 자체적 발전공간과 미래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야한다.

흑룡강신문 2010-01-19 15: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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