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서이초 교사가 교실 안에서 부임한지 2년만에 숨진 채 발견되어 국민들에 충격을 안겼다.
11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서이초 교사에 대한 마지막 행적을 따라가며 그녀가 겪은 고통에 대해 취재했다. 서이초 교사가 사망한 뒤 경찰 측은 "오랫동안 교제했던 남자친구와의 이별 등 외부 상황으로 인해 고민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추측"했지만, 유족의 입장은 달랐다.
특히 고인의 사촌오빠는 "남자친구 A와의 이별로 인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고, 남자친구 A씨도 "여자친구가 권태기가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해서, 투닥투닥 이야기하다 '나는 이제 더이상 못하겠다'고 헤어졌다. 14일에 만나서 재결합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망 당일 오전에는 '이번주만 버티면 방학이네. 조금만 더 힘내'라는 물자를 보냈으며 고인이 '그니까, 일주일 빨리 갔으면 좋겠다. 제발' 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남자친구는 "사망 5일 전 연필사건이 벌어졌고, 이에 학교장 종결로 사건이 마무리 됐지만 한 학부모가 고인을 찾아와 '넌 교사 자격이 없다'며 화를 냈었고, 개인 전화번호로 전화까지 왔다. '너 때문에 반이 엉망이 됐다'며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규들의 무덤' 초등 1학년 담임
사진=서울교사노동조합 인스타그램
이에 고인은 어떻게 개인 번호를 알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방학이 되면 전화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게 남자친구 A씨의 설명이다. 고인은 어머니의 직업인 교사를 중3 때부터 꿈꿔오며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임용고시 또한 한번에 붙을 만큼 열정적 이었던 그녀. 하지만 서이초에 부임해서는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 초등학교 1학년 반 담임을 연속으로 2년동안 맡았다고 한다. 사망 사흘 전 그녀는 어머니에게 "엄마 나 요즘 너무 힘들어"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인의 일기장이 최초로 공개됐다. 일기장 속에는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게 버겁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하는걸까" 라는 글이 먹먹하게 했다.
또 "어짜피 돌아가면 모두 똑같을텐데, 그대로 원상복귀"라는 글이 눈에 띄었다. 고인은 학교측에 총 8차례 상담요청을 했다. 사망 전 정신과 진료도 받았으며 진료 중 그녀는 "교사의 잘못이 아닌 일로 학부모나 막 뭐라고 하고 가는 걸 봤다. 나도 그 교사처럼 된다는 게 슬펐다"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한편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매주 주말마다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교사들은 "안전한 교육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라며, "교권보호"를 외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