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점에서 2천 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먼지제거 스프레이가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마약 '대용품으로 사용되고 있어 시민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모 프랜차이즈 생활용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컴퓨터 청소용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마약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치 마약을 한 듯한 환각 증세를 일으켜 중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2천 원까지 마약'이라고 불리며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났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에서 필로폰 중독자인 20대 대학생이 올해 초 단약에 성공했지만, 필로폰 대용으로 먼지 제거 스프레이 가스에 중독되었다는 고백을 털어놓았다. 그는 "약물을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대신 가스를 새롭게 배웠다"라며 "가스를 들이마시면 아기자기한 환각들이 보이고 영감도 떠오른다"라는 속내를 토로했다.
전국적으로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 새롭게 떠오르는 대체제로 거론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지만 정작 생활용품 판매점 직원들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프레이 중독 대학생은 "한 번에 너무 많이 사서 직원이 혹시 세차장에서 일하시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앨범을 2개 발매한 래퍼 또한 "먼지제거 스프레이는 마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공공연하게 유행 중"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마약 중에서는 펜타닐이 제일 센 걸로 아는데 그것들을 모두 다 이길 정도"라며 강력한 중독 증상에 대해 가감 없이 전했다.
코카인 뇌 손상의 2배에서 10배 '충격 수치'
사진=픽사베이
생활용품점에서 전국 어디에서나 구하기 쉽고, 가격까지 저렴하여 현재 빠른 속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먼지제거 스프레이가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코카인의 2배에서 최대 10배까지의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약 중독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에서도 근래 먼지제거 스프레이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심지어 마약 중독 치료 병원 내에 스프레이를 반입하여 흡입하는 사례까지 있었기에 의료계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스프레이 가스 흡입은 코카인보다 2배에서 10배 이상의 뇌 손상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처럼 중독성도 높고 다른 마약에 비해 부작용까지 심각하지만, 정부 당국에서는 어떠한 규제나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과거 1980~90년대 사례를 비춰보면 청소년들의 부탄가스 흡입이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1997년부터 구매 연령을 제한하고 역한 냄새가 나는 물질을 첨가하여 흡입을 예방한 바 있다.
한편 먼지 제거 스프레이를 팔던 대형 프랜차이즈 생활용품점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제품 판매를 중지시켰다. 이 상품은 컴퓨터와 에어컨, 카메라 등 작은 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일명 '청소 꿀템'으로 소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