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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권시 날개(외5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4.04.23일 12:19
눈섭이 다 빠져나갔다

얼마나 세월에 할퀴였으면

깃털 몇 대 남지 않았을까

나의 우주의 얼굴에서

빠져나간 가슴 검은 새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찾지 않는다

날개는 이제 더는

무거운 내 몸을 들어올릴

수고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남은 눈섭의 날개만으로

가볍게 가볍게

내 령혼만 가지고 가면 된다

눈에 든 가시

내 눈엔 가시가 자란다

눈을 감으면 더 아프다

그리하여 나는 시종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오늘도 그 가시끝에

눈물이 매달려 있다

눈물 젖은 가시는

아프지 않는 꽃으로 핀다

나는 늘 눈물 흘려야 한다

꽃마실

꽃이 홀로 피는 곳에

나는 홀로 가지 않네

홀로 가도 꽃은

나무람 하지 않는데

그림자와 같이 가니

자리를 내주는 나비

매운 욕은 놓고 가네

너의 미소

저녁 노을은 바야흐로

창을 너머 내 손에 들린

와인잔에 덫칠한다

잔속에는 하얀 치아에 씹힌

너의 미소가

짤랑 소리를 내며 달려나와

나의 입술을 깨물어놓는다

왕창 까물어치는 나의 동공,

너의 미소는 먹을 수 없다

먹어서는 절대 아니 되는

저 신비의 올가미에 묶인

나의 욕된 가슴이여!

나는 붓는다

촉수 낮은 내 령혼의 방을

너의 미소로 도배하고

더러는 등불로 달아맨다

금낭화

올랑몰랑 윤슬 당겨서

바람의 결을 불러서

둥지새의 부리 빌려서

알콩 넣고

달콩 넣어 만든

앙증맞은 복주머니

잘 굽힌 토시살

한점 들어간

어린 내새끼 볼살같아

눈이 먼저 맛있는 건

불면 날아날까

쥐면 부서질까

어즈버 삼대독자의

금쪽같은 꽃불이여

입과 술

붙으면 입술 되고

뛰여놓으면

입과 술이 된다

같이 있으면서도

따로 있는 것처럼

입은 입을 먹고

술은 술을 먹는다

먹고 먹히는 것은

제게 있어도

남의 것이 더 맛있는

까닭이라면

나는 내 입술의

빗장은 잠글 리유가 없다

/김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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