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헨더슨.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계 혼혈 파이터 벤 헨더슨(미국)이 격투기의 메이저리그 UFC의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했다.
헨더슨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라이트급(70kg 이하) 타이틀매치에서 현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미국)와 5라운드 내내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세 명의 부심 가운데 두 명이 49-46, 한 명이 48-47로 채점했다.
이로써 헨더슨은 UFC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라이트급의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국계 파이터가 UFC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헨더슨이 처음이다. 헨더슨은 UFC의 자매단체였던 WEC 챔피언을 지낸 바 있다.
키는 헨더슨이 7cm 더 컸지만 스피드는 에드가가 더 빨랐다. 헨더슨은 킥을 차는 과정에서 에드가가 다리를 잡자 그대로 몸을 날려 플라잉킥을 시도하는 과감한 모습도 보였다.
헨더슨은 저돌적인 콤비네이션 킥으로 에드가를 압박했다. 헨더슨의 다양하고 현란한 킥에 스피드가 좋은 에드가도 다소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헨더슨은 계속 펀치와 킥으로 에드가를 몰아붙였다. 에드가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지만 헨더슨은 곧바로 몸을 돌려 빠져나왔다. 1라운드가 끝났을 때 에드가의 왼쪽 눈은 살짝 찢어져 피가 흘렀다.
2라운드도 헨더슨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스탠딩 타격전에서 에드가의 스피드를 잠재우면서 다양한 킥과 펀치로 공략했다.
라운드 중반 에드가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로 누운 상황에서 오히려 강력한 업킥으로 에드가에게 큰 충격을 줬다. 에드가의 얼굴은 더욱 피로 물들었다.
헨더슨은 3, 4라운드에서도 지칠줄 모르는 체력으로 에드가를 몰아붙였다. 에드가의 반격도 매서웠지만 헨더슨은 노련하게 타격으로 포인트를 쌓아나갔다. 특히 에드가가 들어오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카운터 펀치가 돋보였다.
5라운드에선 에드가의 펀치 반격에 다소 고전했지만 막판 테이크다운에 이어 길로틴초크를 시도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5라운드를 마치고 채점 결과가 발표됐고 승리가 선언되자 헨더슨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활짝 웃으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를 마친 뒤 에드가의 얼굴은 눈주위가 퉁퉁 부었지만 헨더슨의 얼굴에는 전혀 상처의 흔적이 없었다.
헨더슨은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찬 채 한국인 어머니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어머니 김성화 씨는 챔피언 벨트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