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3차발사 연기… 기체 밀봉 부품 파손 탓
조립동으로 옮겨 점검… 11월 중순이후 발사될 듯
“발사를 연기합니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의 3차 발사를 4시간여 앞둔 26일 오전 11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최종 발사시각 발표를 기다리며 긴박했던 프레스센터는 ‘발사를 연기한다’는 조율래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의 발표에 일순간 적막감이 흘렀다. 2010년 6월 2차 발사 실패 이후 28개월간의 ‘결실’을 기다리던 나로호 연구개발진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로호 3차 발사가 연기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전 10시쯤 발사대에서 1단 발사체 내부 헬륨탱크로 가스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탱크 내부 압력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러시아 기술진의 현장 확인 결과 연료 공급라인 연결포트(CD-2)의 기체 밀봉에 사용되는 고무링 모양의 실(seal)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시 눕혀지는 나로호 우주로 가는 하늘 문이 또다시 막혔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3차 발사 예정일인 26일 준비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돼 발사가 연기됐다. 나로호가 오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점검을 위해 다시 눕혀지고 있다.
발사대에 수직으로 세워졌던 나로호는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눕혀져 발사체 조립동으로 옮겨졌다. 한·러 기술진이 정밀 검사작업에 들어갔다.
나로호가 언제 발사될지는 미지수다. 미세한 장비 손상일 경우 이론상 예비발사일(26∼31일) 전에 발사가 가능하지만 손상 정도가 심할 경우 나로호 발사는 11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발견된 문제가 경미한 것으로 보이나 조립동에서 기술적 분석을 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며 “분석이 끝나면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를 열어 결과를 검토한 뒤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발사 일정을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로호가 발사체 조립동에서 다시 발사대에 세워지고 발사 준비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일. FTC는 빨라야 27일 열리는 만큼, 발사관리위원회 개최 일정을 고려할 때 예비발사일 내 발사되기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기구에 통보된 예비발사일을 넘길 경우 통상적으로 기간을 다시 정하는 데 7∼10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를 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원인을 찾아내 보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송민섭 기자, 고흥=김희원 기자
만일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