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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의 음악이 언제부터 어쭙잖게 됐나

[기타] | 발행시간: 2012.12.06일 12:37

사진: 리뷰스타 DB

‘용감한 녀석들’의 박성광이 가수 ‘은퇴’를 선언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수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다.

6일 새벽, 박성광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동안 용감한 녀석들을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이 앨범을 끝으로 가요계를 물러나고자 합니다. 그간 가요계에 누를 끼친 것만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가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가장 큰 골자는 자신들이 그간 어쭙잖게 가수 분들의 흉내를 냈다는 것. 이들은 그간 노래를 만들고 녹음을 할 때마다 가수의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힘든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저희의 누추한 앨범이 심혈을 기울인 고난의 작업 끝에 나온 앨범과 경쟁한다는 자체에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저희에게 음원 1위가 가당키나 하겠습니까”라는 과도한 ‘겸손함’을 보였다.

‘용감한 녀석들’을 통해 상종가를 달렸던 박성광이 이토록 은퇴를 선언한 것은 지난 달 27알 불거진 힙합 가수 이센스의 개그맨 디스 논란이 커다란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센스는 “개그맨들이 힙합 흉내 내는 것이 보기 싫다”는 글을 게재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는 최근 개가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UV, 뚱스, 용감한 녀석들 등 특정 개그맨을 겨낭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일부 누리꾼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시 여론은 이센스를 향한 혹독한 비난에 무게가 실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성광은 ‘은퇴’를 택했다. 그간 커다란 사랑을 받았던 자신들의 노래를 “저희가 잘해서가 아니라 재미와 특이함에 관심 가져주신 것 잘 압니다”라는 말로 낮추는 겸손함 역시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성광의 이러한 결정에 다소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꼭 가수들에게 ‘가수분들’이라는 존칭을 쓰고, 자신들의 노래를 ‘어쭙잖고 누추한 앨범’이라며 평가절하 해야 했을까.

용감한 녀석들을 비롯, 2012년은 ‘개가수’의 해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개그맨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개가수의 시초격인 UV를 시작으로 형돈이와 대준이, 뚱스 등 개그맨들은 내놨다 하면 음원차트를 휩쓸며 범상치 않은 저력을 발휘했고, 이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재미난 노랫말과 특유의 B급 정서는 대중들로 하여금 커다란 반향을 이끌어내며 독보적인 영역으로 자리했다.

이들은 굳이 주류일 필요도 없고, A급을 따라가야만 할 필요도 없었다. 여기서 A와 B가 의미하는 것은 단지 순서의 차이일 뿐, 질적인 층위를 따지기엔 대중들의 B급 정서를 향한 환호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국제가수 싸이 역시 “솔직히 B급이 좋다. 이런 말씀 드리면 그렇지만, 태생이 B급이다. B급 음악을 탄생시킬 때 소스라칠 정도로 좋다.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며 B급 코드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용감한 녀석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어쭙잖은’ 것이 아닌 하나의 장르일 뿐이다. 넓디넓은 현재의 가요계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수용할 정도의 폭은 가지고 있다 이 말이다. 따라서 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을 평가절하하며 과도한 겸손함을 보일 필요는 없다. 그가 말한 재미와 특이함도 이제는 음악의 한 영역으로 자리했고, 이를 즐겨듣고 원하는 대중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음악의 폭은 넓고, 뚜렷한 경계가 없다.

커다란 틀 안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맞춰가며 정형화된 정서를 따라갈 것이냐, 내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들을 밀어붙이며 그 자체만의 특별한 색을 완성시킬 것이냐. 쏟아지다시피 하는 콘텐츠의 홍수 속, 보고 듣는 수용의 폭이 넓어질 대로 넓어진 대중들은 과연 전자와 후자 중 어느 쪽에 마음을 열게 될까.

조금 저렴하면 어떤가. 오히려 그 저렴함을 완성시키는 데에는 잘 짜여진 틀보다 수 배의 노력이 깃드는 것이다. 엉성함 속에 탄탄한 내실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내공이고, 진정한 고수의 길이다. 개그맨들의 음악 모두가 어쭙잖은 음악은 아니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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