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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투표율 90%,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

[기타] | 발행시간: 2012.12.20일 05:26

[분석] 박근혜 받은 표, 따져보니…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를 결정지은 요인은 지역별 투표에서의 수도권 선전과 세대별 요인으로 이른바 '5060 세대'의 결집이다.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 득표율은 20·30대에서는 각각 문재인 후보가 65.8%와 66.5%를 득표했다. 이 세대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득표율은 모두 33%대였다.

50대와 60대 이상은 정반대다. 박 당선인이 각각 62.5%와 72.3%를 얻었고 문 후보는 37.4%와 27.5%에 그쳤다. 평균 66대 33 정도의 쏠림이 대칭 형태로 나타나, 세대별 지지율만 보면 동수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각각의 세대 인구 수 자체에 투표율을 곱해 나타나는 세대별 유효투표 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유권자의 세대별 인구 분포는 20대 18.1%, 30대 20.1%, 40대 21.8%, 50대 19.2%, 60대 이상 20.5% 등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의 결과로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4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 수가 많은 세대가 된 것. 60대 이상에서는 무려 72.3%로 다른 어떤 세대보다 심한 '박근혜 쏠림' 현상이 나타났던 점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대별 투표율은 중앙선관위가 정확히 집계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지만,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추정을 보면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65.2%와 72.5%, 50대와 60대 이상은 무려 89.9%와 78.8%였다. 50대의 투표율이 거의 90%에 육박한 점과 60대 이상에서 80% 가까운 투표율이 나온 점이 눈에 띈다.

전체 유권자 수 4000만 명에 세대별 유권자 비율과 투표율 추정치를 곱하면, 19일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 수는 20대 472만 명, 30대 582만 명, 50대 690만 명, 60대 이상 646만 명이다. 2030 대 5060의 세대별 비교로는 1054만 대 1336만으로 차이는 282만 명이 된다. 유권자 수 차이로는 38.2% 대 40.0%로 72만 명 차에 불과하지만 실제 유효투표수 추정치에서는 4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두 후보의 세대별 득표율을 감안해 보면, 바로 여기가 결정적 승부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세대 모두에서 표 쏠림 현상이 대략 66 대 33 정도였음을 고려, 5060 세대의 우세치 282만 명에서 박 당선인이 66%를 얻었다고 가정하면 여기에서 186만 표를 앞서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투표장에 나온 40대(투표율 78.7%) 686만 명 중에서는 문 후보가 55.6%로 박 당선인(44.1%)에 11.5%포인트(약 79만 표)를 앞서가 이 격차가 줄어들었다. 세대별 투표율이 아직 추정치이고 여론조사에 의존한 득표율에 오차가 있음을 감안해도 전체 표 움직임과 거의 들어맞는 가정이다. 박 당선인과 문 후보의 최종 표차는 약 108만 표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자료사진) ⓒ프레시안(최형락)

50대 이상 표 결집 왜? "단순한 박정희 향수 아냐…야권이 전망 못줬다"

5060 세대의 표 결집 현상에 대해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이를 단순히 '박정희 향수'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세대는 정부교체에 따른 구체적 이익이 있어 투표 유인이 강하고, 향수나 심판 같은 회고투표만을 하는 게 아니라 전망 투표를 한다. 야권이 전망을 줬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약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북한 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지 반북 반공 프레임이 먹혔다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은 NLL문제 자체보다는 그 문제를 대처하는 문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비전이 없다고 실망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 진행자인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는 "50대의 평균은 베이비부머 세대"라며 "이들은 회사에서 축출당해 밀려났거나 밀려날 예정으로 있는 세대여서 자신의 존재의 불안정성이 극대화된 연령대"라고 분석했다. 김 씨는 이어 "또 하나, 이들의 자식 세대가 바로 '88만원 세대'"라며 "자식을 보면서도 역시 자식의 사회적 존재의 불안정성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김종배 씨는 "이 두 가지 불안정성을 관통하는 문제가 일자리인데, 그 부분에서 이들이 복지니 경제민주화니 하는 (야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또다시 '성장'에 귀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프레시안>과의 통화 첫머리에서 "50대 투표율이 90%였다니, 그걸 누가 예상했겠나"라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처럼 투표율과 인구수를 계산하기에 앞서, 20·30대에서 박 당선인의 지지율이 각각 33%로 나와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숨은 보수표'의 존재는, 젊은 유권자 층에서는 여론조사에서나 인간관계에서나 보수적 성향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의 방증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보수화라는 얘기는 성립할 수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도 2~30대 지지율은 66~68% 정도였다"고 했다.

김윤철 교수도 이에 대해 "박 당선인이 굉장히 선전한 것"이라면서도 "사실 20대에 대한 유권자 성격분석을 하면 그 정도 나오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대를 진보라고 세대로 묶어 보는 것은 허구적인 측면이 있다"며 "20대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이념적 유인이 없어졌다. '민주'나 '정권심판'으로 견인할 수 있는 세대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2030 세대의 투표율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20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높아질 만큼 높이 나온 것"이라며 "야권이 더 이상 2~30대 투표율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정책을 가지고 소구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젊은 층의 투표율에 패배의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박근혜, 수도권에서 근소 열세→박빙→근소 우세로 뒤집어

지역별 분석에서는 수도권에서 박 당선인이 선전한 것이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확정한 선거인명부에 따르면, 전국 4000만 유권자 가운데 약 2000만 명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 800만, 인천 200만, 경기 1000만이다.

이어 대략적으로 부산·울산·경남(PK) 600만, 대구·경북(TK) 400만, 광주·전남·전북(호남) 400만, 대전·세종·충남·충북(충청)이 400만, 강원과 제주를 합해 100만 정도다. 이 가운데 TK와 호남은 인구도 비슷하고 극단적인 표 쏠림 현상도 거의 정확히 대칭돼, 변수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여야의 득표 전략도 여당 우세 지역인 PK와 충청에서 얼마나 야권이 격차를 좁히느냐, 반대로 야권이 대체로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수도권에서 얼마나 격차를 벌이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양측 진영의 마지막 유세 장소가 이를 대변한다. 박 당선인은 서울에서, 문 후보는 부산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였다.

그러나 야권은 PK와 충청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득표를 하지 못한 반면, 박 당선인은 수도권에서 격차를 좁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승부를 뒤집어 버렸다. 수도권 3개 지역 가운데 문 후보가 앞선 곳은 서울(박 48.2%, 문 51.4%)이 유일했다. 박 후보는 인천에서 51.6%대 48.0%, 경기에서 50.4%대 49.2%로 문 후보를 앞질렀다.

이는 '박근혜 매직'이기도 하지만 문 후보 측의 안이함도 있었다. 야권이 수도권에서 누린 우세는 원래부터 근소한 차였고, 12월 초로 넘어오면서부터는 박빙세로 접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수도권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 특색 있는 지역공약이나 집중유세 전략은 나오지 않았다. 막판까지 PK에만 매달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김종배 평론가는 이에 대해 "수도권에 더 집중했어야 한다는 것은, 결과론적이지만 맞을 수 있다"며 인천·경기 지역에서의 여당 우세에 대해서는 "인천은 안상수 전 시장 시절 재정이 고갈돼 지역 경제가 얼어붙은 상태고, 경기도도 낙후지역이 상당히 많다. 인천·경기를 관통한 문제도 역시 '먹고사는 문제'인데, 대선 기간 내내 야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말한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먹히지 않았다"고 평했다.

한편 전체 승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지만 각 진영에서 상징적으로 내걸었던 지역별 득표 계획도 여야에 따라 성패가 갈렸다. 야권은 PK에서 40%대 득표를 노렸지만 1%포인트 미만의 차로 달성에 실패했다. 반면 여당은 전남과 전북에서 처음으로 10%를 돌파, '두 자리수 득표율'을 현실화해 냈다.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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